[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대우건설의 대표를 사업대표와 관리대표로 이원화한 각자대표 체제가 기형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건설산업의 특성이나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기형적 구조를 결정한 대주주의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최근 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함으로써 각자대표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하고, 김형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노조는 각자대표 체제에 대해 “지금 대우건설에 필요한 것은 정체와 통제 그리고 관료와 불평이, 도전과 열정·자율과 책임을 갉아먹고 있는 이 현실을 타파할 진취적이면서도 직원들과 동고동락할 CEO를 원하는 것이지 전리품만 챙기며 먼저 뛰어내릴 CEO가 필요한 것은 결단코 아니었다”며 “그런데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자가 선호한다는 이유만으로 대우건설의 발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형적인 각자대표체제를 강행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각자대표체제가 정말 효과적인 경영체제라고 한다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도 그러한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바란다”며 “산업은행 회장도 각자회장을 두고 KDB인베스트먼트 또한 각자대표를 두고서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를 강요할 때 당 지부와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노조는 각자대표 체제의 비효율성을 ‘쌍두사’ 비유해 설명했다. 노조는 “한 몸에 머리 두 개가 달린 쌍두사가 희귀한 이유는 두 머리에 있는 각각의 뇌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 야생의 위급한 상황에서 두 머리끼리 서로 다투기만하다 결국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고 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각자대표체제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그것이 대주주의 권한이라 할지라도 임시주총이 열리는 6월 7일 이전까지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각자대표체체가 되더라도 통제와 관리만을 위한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에 맞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각자대표가 대우건설을 사모펀드 등으로의 매각만을 위한 매각을 추진 한다면 지체 없이 퇴진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 향후 각자대표 경영체제로 인해 문제점이 발생된다면 그 모든 책임은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각자대표 체계는 오는 6월 7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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