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청문회서 여야 ‘김명수 공방’…사표 거부, 코드인사까지

천대엽 청문회서 여야 ‘김명수 공방’…사표 거부, 코드인사까지

기사승인 2021-04-28 15:14:46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인턴기자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사표 수리 논란과 지방세 체납 등을 둘러싼 질의가 빗발쳤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 것이 통상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김 대법원장은 재판을 이유로 임 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다”며 “김 대법원장의 명분이 사실과 다른 걸 인정하느냐. 김 대법원장의 진술을 믿을 수 있겠냐”고 질문했다.

천 후보자는 “아주 예외적인 사유”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가지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어 단정하기는 어렵다. 별도의 관심을 갖고 확인해본 적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이 사법부의 신뢰 위기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들에게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부 개혁이 미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신뢰를 찾기 위해서는 법관 개인의 도덕성·사법의 접근성·재판의 투명성이 충족돼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김 대법원장의 ‘코드인사’ 의혹을 겨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까지 6년 동안 중앙지법에 남은 윤종섭 부장판사를 두고 ‘윤종섭 대법관’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자는 “이례적인 인사는 맞는 것 같다”면서도 “저는 고등법원에 근무해서 중앙지법의 사무분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 의원이 “대법관은 사법부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대법원장에 고언도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천 후보자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권 남용 등으로 인해 사법부를 향한 국민적 신뢰가 낮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천 후보자는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과 인사권 총량 및 재량권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응수했다.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세·과태료 체납에 대한 허위 답변 논란에는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후보자가 소유했던 차량 2대는 버스전용차로 위반, 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 등으로 10차례 압류당했다. 지난 10년간 지방세를 28번 늑장 납부해 가산세를 낸 전적도 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한 경력이 있는지’, ‘세금 등을 체납해 자산 압류를 당한 적 있는지’ 등의 서면 질의에 “해당 사항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천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부분에 송구하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동의하고 협조했다. 사실을 알았다면 다르게 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쿨존 제한 속도위반 등 과태료 부과 전력에 대해서는 “가족 일이고, 제 소유의 차량이므로 모든 불찰은 저에게 있다”고 사과했다. 천 후보자는 지난 5년간 총 4차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단속됐다. 각각 서울 강남구·경북 경주시·부산 해운대구·금정구에서 자동차 운전으로 속도위반을 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스쿨존 위반은 아이들 안전과 직결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겠나”라고 묻자 천 후보자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천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 시 검찰 출신 대법관이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천 후보자는 “검찰 출신 대법관이 일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양성이 악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천 후보자는 오는 5월 퇴직하는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됐다. 천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법원 재판부는 모두 비검찰 출신으로 구성된다.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 인준을 위해선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천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산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형사합의부 경력이 많아 형사법에 정통한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대법관 제청 후보 명단에 연이어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고위 법관 중 가장 재산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법관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천 후보자는 2억 7340만 원을 신고했다.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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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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