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와 KGC,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KCC와 KGC,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기사승인 2021-05-03 10:30:37
왼쪽부터 KCC의 전창진 감독, 이정현, KGC의 전성현, 김승기 감독. 사진=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실타래처럼 얽힌 양 팀이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다.

프로농구 전주 KCC와 안양 KGC는 오는 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선승제 열전에 돌입한다.

감독과 선수까지 특별한 인연으로 엮인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감독간의 대결이 가장 큰 이목을 이끈다.

KCC의 전창진 감독과 KGC의 김승기 감독은 과거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당시 전 감독과 원주 DB의 전신인 TG삼보와 동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김 감독이 현역 은퇴 이후에는 부산 KT에서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전 감독은 KT의 감독으로, 김 감독은 수석코치를 지냈다.

이후 2015~2016 시즌을 앞두고 전 감독 사단은 KGC로 둥지를 틀었지만, 전 감독이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자진 사퇴를 했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김 감독은 KGC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후 전 감독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법원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KCC로 복귀하게 됐다. 두 사령탑 간의 맞대결이 정규리그에선 있었지만, 아직 플레이오프에선 없다. 

높은 곳에서 맞대결을 하게 된 만큼 두 감독의 심정은 남다르다.

먼저 도전장을 내민 김 감독은 “(전창진 감독에게) 정말 감사하다. 내가 존경하는 분이고,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분”이라며 “승부에서만은 이기고 싶다. 승부이기 때문에 져주는 것은 없다”며 “무조건 우승하고 전 감독님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 감독 역시 “(김승기 감독이) 예전에 봤던 사람이 아닌 것 같다. KBL에서 상당히 능력 있고 인정받는 감독이 됐다”라며 “경기하는 걸 보면 여유도 있고 팀도 훈련이 잘돼 있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감독이 돼 있는 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KCC의 가드 이정현의 친정팀 상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안양 KT&G(현 안양 KGC)에 입단한 이정현은 2011~2012시즌과 2016~2017시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2016~2017시즌 서울 삼성과 6차전에서 작전타임에서 1대1 공격을 제안하고, 극적인 위닝샷을 꽂은 것은 두고두고 회자가 된다. 

이정현은 KGC를 우승으로 이끈 이후에 FA 자격을 얻어 KCC로 이적했다. 당시 보수 총액 9억2000만원으로 KBL의 최고 보수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정현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 하지 못했다. 그래도 믿음을 주셨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기대하신 것 이상, 120%의 경기를 해 함께 챔피언의 기쁨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밖에 팀의 기둥인 라건아와 저레드 설린저의 맞대결 역시 이번 시리즈의 키포인트다.

지난 3월 KBL에 데뷔한 설린저는 국내 선수들에게 강의하듯 차원 다른 활약을 펼쳐 ‘설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30.8점, 12.2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두 번이나 40점을 올렸다.

한국무대에 2012년에 뛰어든 라건아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네 차례나 차지한 베테랑이다. 통산 외국인 선수 리바운드 1위와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 3·4차전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마지막 5차전에서 22점 25리바운드를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쐇다. 

라건아와 설린저는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한 차례 마주쳤다. 당시에는 라건아가 웃었다. 23점 19리바운드로 활약한 반면, 설린저는 21점 10리바운드로 다소 밀렸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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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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