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해외출장이라고 읽고 가족여행이라고 읽는다, 나라돈이 우습다, 세금이 많은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다. 이런 네티즌 입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마리 퀴리 부부를 아시지요? 방사능 연구와 라듐 분야에서 마리퀴리 부부가 함께 협력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
외유성 해외출장, 제자 석사학위 표절,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종부세 탈세 의혹을 받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은 칼날을 겨누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감싸기에 급급했다.
먼저 외유성 해외출장에 대해 박성중·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맹공에 나섰다. 박성중 의원은 "임혜숙 후보자가 청와대에 제출한 자기검증서 사본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여당에서 후보자의 흠결을 의도적으로 덮어주고 있다"라며 "공무로 간 출장에서 가족을 대동한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도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관련 숙박비와 식비 등 일체와 영수증 사본을 제출해달라"라며 "자질뿐만 아니라 도덕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어 언론 노출빈도가 탑을 달리고 있다"고 문제를 삼았다.
그러면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취임 3개월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나선 것, NST이사장 선정 당시도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했기 때문에 응모자격이 안 된다는 데 대해 답변해보라"라고 몰아쳤다.
임혜숙 후보자는 "지원 전 NST에 문의했는데, 임명 당시에만 당원이 아니면 된다는 답을 받았다"라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초빙공고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본인은 문제가 없고 NST가 허위공문을 만들었다는 것인가. 응모자격이 없으면 지원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도 정당가입 부분에 대해 질문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2019년 1월 더불어민주당에 가입했는데, 이화학당 정관에 따르면 정유라 사태 직후 교원이 정치운동을 하지 말도록 정관을 개정했다"라며 "정관을 개정한 걸 알고 있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당원에 가입했으나 정치활동을 한 건 없다"고 답했다.
이에 황보 의원은 "정치운동법은 1항에 공무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라며 "정치활동을 열심히 한 것뿐 아니라 가입한 것도 정치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가 "사립학교 교원법은 정당가입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었고, 정관개정을 해서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건 알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다운계약서와 그로 인한 종부세 탈세에 대해 짚었다. 정 의원은 "부동산 다운계약 이 부분에 대해 부동산 중개업자가 한 일이다, 관행이 그랬다라고 했는데 이 자리 빌어서 국민에 사과하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별다른 해명 없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라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논문 표절과 '남편 논문 내조'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허 의원은 "논문 표절 논란이 있는데, 자기 제자의 학위논문을 남편의 논문에 실으면서 공동저자로 만들었다"라며 "남편을 당시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기 위해 한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임 후보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며 "남편이 핵심적인 아이디어부터 논문의 작성에 역할을 했고, 승진 부분에 있어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이 논문 없이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허 의원은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남편이 냈다면 제자가 내용을 표절한 게 아니냐"라며 "제자가 석사학위논문을 취소당해도 그렇게 말하겠느냐"라고 압박했다. 임 후보자는 "제1저자인 남편이 많은 부분에 관여했다"라고 답변했다.
허 의원은 "과기부장관이 되려는 욕심 때문에 제자의 논문을 표절로 만들어버리는 이 후보자가 조국 교수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 여자 조국이다"라며 "도덕적 결격사유가 많다"고 일갈했다. 임 후보자는 "학위논문과 학술지논문은 중복될 수 있다"라며 "공동명부자 간에는 표절이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총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임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남편을 도왔다는 '논문 내조' 우려에는 퀴리 부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준호 의원은 "마리 퀴리를 아시지 않느냐"라며 "방사능 연구로 족적을 남기고 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부의 경우에도 배우자가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하며 임 후보자를 감쌌다.
이어 홍익표 의원도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 중인 우구르 사힌과 외즐렘 튀레지 부부도 바이오 테크회사를 창업하며 의지가 됐다"라고 남편 논문 내조 의혹을 받는 임 후보자를 두둔했다.
우상호 의원과 윤영찬 의원도 임 후보자를 대신해 임 후보자 의혹을 해명하기도 했다. 우상호 의원은 "공적인 일을 할 때 가족동반은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라며 "겸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충고하듯 해명했다.
윤영찬 의원은 "남편과 같은 전공이어서 동지적 관계이지 않나"라고 물었고 임 후보자는 "저는 통신 네트워크 분야이고 남편은 멀티미디어 통신 영상처리 부문"이라며 "미디어를 통신 네트워크로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의원은 "출장을 같이 갔다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학계에서 특히 공과대에서 글로벌 컨퍼런스에 갈 때 가족 동반 관행이 어느 정도 있나"라고 물었고 임 후보자는 "상당히 많은 부분 (가족동반을) 하고 있는데, 연구자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대답했다.
윤 의원은 "석사지도를 한 학생이 배우자에 대해 어떻게 말을 했나"라고 묻자 임 후보자는 "공동지도를 해주신 배우자에게 감사하다고 말을 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 청문회에서는 임 후보자의 두 딸이 미국 복수국적인 데 문제제기가 되기도 했다. 정희용 의원이 "딸의 대한민국 이중국적이 장관 인사청문회 되지 않았으면 자녀 국적을 놔뒀을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임 후보자는 "20세 이전에 국적 서약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