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한 인턴 어때요?” 부장님께 물었다

“타투한 인턴 어때요?” 부장님께 물었다

기사승인 2021-05-14 06:00:42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달라도 너무 다르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X세대를 보고 혀를 끌끌 차던 386세대. MZ세대에게 꼰대 소리는 듣기 싫지만 충고는 하고 싶은 X세대. 386세대의 간섭은 받기 싫지만 보호는 받아야겠는 MZ세대.

세대 갈등은 현재 진행중이다. 통계수치도 이를 증명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19년 사회종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1%가 노인층과 젊은 층 간 세대 갈등이 있다고 응답했다.

관련 유행어도 생겼다. ‘라테(나 때)는 말이야’다. 옛날얘기를 입버릇처럼 쏟아내는 기성세대의 말투를 꼬집는 신조어다. 반대로 “요즘 애들은 열정과 끈기가 없다”며 한탄하는 기성세대 모습도 익숙해졌다. 

2021년, 대한민국의 각 세대는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3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생인 세대), X세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생),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 속한 이들을 모아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각 세대의 이미지는 어떤가
386세대: 태극기 부대나 보수 이미지가 강한데 편견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X세대: 오렌지족이다. 서울 압구정이나 부산 광안리에서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연애하는 세대. 386세대보다 자유롭고 놀기 좋아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자란 세대. 그런 이미지다.
MZ세대: 디지털에 친숙하며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개성파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어떤 음악을 듣나
386세대 : 클래식 많이 듣는다. 
X세대: 20대 때 자주 들었던 노래가 좋다. 가수 김광석, 015B, 신해철 노래 좋아한다.
MZ세대: 방탄 소년단과 아이유 좋아한다. 

-청년 시절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나. 시급은 얼마였나
386세대: 해본 경험 없다. 아르바이트가 드물었다. 
X세대: 과외나 학원 강사부터 목욕탕 물탱크 청소, 막노동도 해봤다. 나 때는 시급으로 주지 않았다. 주는 대로 받았다.
MZ세대: 영화관이나 의류 매장에서 일했다. 시간당 7000원에서 8000원 정도 받았다.

결혼, 출산, 혼인 전 동거까지. 각 세대에게 연애·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386세대: 원래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인연이 닿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X세대: 결혼은 선택 사항이지만 아이는 한번 낳아보면 좋겠다.
MZ세대: 결혼이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가 원하는 행복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혼이 행복의 척도는 아닌 것 같다.

-자식은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386세대: 우리 세대는 결혼하면 당연히 출산했다. 그런데 지금은 굳이 낳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X세대: 꼭 낳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를 낳으면 좋다. 양육을 부담스러워하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무 심으면 자라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이 기르면서 즐겁고 보람 느낄 때가 많다.
MZ세대: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보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다. 출산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혼인 전 동거는 어떻게 생각하나 
386세대: 개인적으로 가능하다. 과거에는 순결문제 때문에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동거 문화를 허용하는 추세다. 다만 꺼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X세대 : 주변에서 동거하는 사람을 봐서 이성적으로는 이해한다.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한다.
MZ세대: 다른 사람이 하는 건 이해 한다. 다만 딸은 반대한다. 부모님께 받은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다음은 사내 문화에 대해 물었다. 옷차림, 회식, 주4일제 등이다. 각 세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회사에 문신을 한 직원을 본다면
386세대: 예쁜 문신이면 괜찮다. 우리 때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아서 시도하지 못했지만 나도 하고 싶었다. 
X세대: 타인에게 위협을 주는 과한 문양은 별로다. 본인과 어울리는 문신은 상관없다.
MZ세대: 거친 문양의 문신은 거부감이 든다. 국소부위에 하는 문신은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회식을 어떻게 생각하나
386세대: 회식 자리를 통해서 업무 태도를 익힐 수 있다. 선배들의 노하우나 사안을 접근하는 방법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X세대: 회식은 업무 연장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회식 참석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참석하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도움이 된다.
MZ세대: 술 강요 문화만 지양하면, 적당한 회식은 필요하다.

-주4일제 근무 어떻게 생각하나
386세대: 대한민국이 하기엔 이른 것 같다. 기업 생산성이 가장 우려된다.
X세대: 생산성만 보장된다면 해도 된다. 
MZ세대: 찬성한다. 주5일제 시작될 때 우려가 많았는데, 막상 만족도나 생산성이 높지 않았냐. 주4일제도 비슷할 것 같다.

-한 직장을 평생 다니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386세대: 우리 세대는 한 직장을 평생 다니는 게 당연했다.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됐고 386세대는 혜택을 누렸다. 요새 청년들은 어렵다고 하니 미안한 마음이 있다.
X세대: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직장에서 발전하는 게 좋다고 본다.
MZ세대: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을 통해 변화에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386세대: 들어주는 게 우리 세대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본다. 가장 쉬운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입은 닫고 귀와 지갑은 열어야 한다.
X세대: 선배나 후배 모두 다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 서로 솔직하게 터놓고 편하게 소통하길 원한다. 선배들부터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MZ세대: 각 세대는 모두 청년이었다. 겪었던 경험이 다 다르게 때문에 간극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서로 이해하는 게 세대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경험한 문화가 다른 만큼, 각 세대가 가지는 가치관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386세대, X세대, MZ세대 모두 자신들의 생각만 고집하지 않았다. 각 세대가 공격적인 자세를 낮추고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자 보낸 경험과 시간을 인정하는 자세가 세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첫 걸음 아닐까.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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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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