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만 내면 된다면서요"…수원 '엘리시아' 분양 갈등

"계약금만 내면 된다면서요"…수원 '엘리시아' 분양 갈등

기사승인 2021-05-20 06:00:03
▲분양 갈등이 발생한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IT타워’ /사진=엘리시아 홈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중도금 무이자에, 잔금은 80% 은행에서 대출이 나옵니다. 나머지는 임대보증금을 받아 납부하면 계약금만 가지고 오피스텔 주인이 되실 수 있어요” 분양 직원의 이같은 설명을 믿고 계약한 A씨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은행에서 잔금 80% 대출이 가능하다는 상담원의 말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A씨는 뒤늦게 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거절’ 이였다.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서 분양 직원에게 속아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IT타워’ 분양 현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분양 대행사는 이러한 피해 호소에 “영업을 위해 불가피한 행동 이였다”고 항변한다. 

20일 제보자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우연히 인계동 엘리시아 IT타워 분양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상담을 맡은 분양 팀장 B는 A씨에게 1억9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계약금 10%만 지급하면 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약금 1900만원만 지불하면 나머지 1억7100만원 가량은 대출과 임대보증금으로 모두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계약금 일부인 5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장밋빛 전망에 빠져있던 A씨는 계약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곧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분양 직원의 설명과 달리 은행에서 대출이 기대만큼 안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잔금의 80%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당혹스러운 A씨는 분양 팀장 B에게 급히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A씨는 “팀장님, 80% 대출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확정 근거가 있는 건가요?”라고 문의했고, 분양 팀장 B씨는 1금융권 은행과 협의가 끝난 문제라고 답변했다. 다만 구체적인 은행 이름은 함구했다. 

▲분양 팀장 B씨의 답변 내용 /사진=제보자

분양 팀장 B씨는 “이미 1금융권 은행이랑 협업을 끝냈습니다. 저희가 특정 은행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은행으로 문의가 너무 많이 와서 은행 측에서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 입니다”라고 대출은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해당 분양 대행사 직원들의 대답은 제각각 이였다. 직원에 따라 잔금 대출한도를 60~80%까지 달리 설명했다. 은행과 대출을 약속한 대출 확약서도 없었다. 결국 잔금의 80%까지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A씨는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A씨의 계약 해지 요청에 시행사는 물론 분양 대행사 모두 요청을 거부했다. 시행사는 계약해지 결정권은 분양 대행사에 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분양 대행사도 계약서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해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분양 대행사는 계약 해지를 위해 비정상적인 요구를 A씨에게 해왔다. 이번 사건의 일부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분양 대행사 이사 C씨는 A씨에게 '기사 삭제'를 계약 해지 조건으로 제시했다.  A씨는 이러한 요구를 두고 “언론사를 통해 보도된 기사를 내가 어떻게 삭제할 수 있겠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분양 대행사는 분양 현장에서 사실과 다른 설명이 있었지만 충분히 용인할 수준으로, 계약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 한 A씨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언론 보도 역시 제보자인 A씨가 책임질 문제라는 주장을 펼쳤다.

분양 대행사 이사 C씨는 “영업하는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를 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 대출이 잔금의 80%까지 안 나올 수 있지만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직원이 모든 경우의 수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보면 최대 80%라는 문구가 있다”며 “서류상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사가 나온 것은 A씨의 제보 때문으로, 기사를 삭제해야 계약을 취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엘리시아IT타워 분양 대행사는 쿠키뉴스 취재가 진행되자 입장을 바꿔 A씨에게 계약을 취소해 주겠다는 연락을 취해왔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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