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은 왜 일본을 부러워했을까

김학범 감독은 왜 일본을 부러워했을까

기사승인 2021-05-25 11:02:02
올림픽 대표팀의 김학범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일본이 부러운 건 처음이었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지난 2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양 팀은 비슷한 시기에 일정을 치른다. 국가대표팀은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경기도 고양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의 남은 일정을 소화한다.

올림픽대표팀은 6월 12일과 15일 제주에서 가나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을 한다.

이번 명단은 발표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두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겹쳤기 때문. 두 감독이 선수 선발로 갈등이 빚어졌다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자청해 “6월 소집 기간이 최종명단보다 중요하다”라며 “월드컵 2차 예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올림픽이라는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다. (벤투 감독에게) ‘통 큰 양보’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울산 측면 공격수 이동준, 스페인 발렌시아의 미드필더 이강인, 최근 국내로 복귀한 백승호, 포르티모넨스의 이승우 등 국가대표팀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올림픽 대표팀에서 뽑혔어야 할 선수들이 대거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울산 미드필더 원두재와 미드필더 이동경은 결국 성인대표팀 명단에 올랐다. 최근 포항에서 절정의 득점감각을 자랑하는 송민규는 올림픽대표팀에 먼저 뽑혔지만 이번에 성인대표팀의 첫 부름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 원하는 선수를 선발한 다음 대한축구협회 보고 체계에 따라 보고한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올림픽, 아시안게임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한다. 선수 개개인의 병역 혜택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통에 대해서는 계속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 욕심이 없다면 감독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올림픽 대표팀으로서는 A대표팀의 결정을 다 수용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A대표팀이 2차예선을 비롯해 최종예선, 월드컵까지 가서 좋은 성적을 내길 빌겠다”고 했다.

이어 “(A대표팀으로 향한 3명에 대한 평가는) 우리 숙제다. 어떻게 평가하고, 대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여러 논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면서 “그래도 계속 훈련을 같이 했거나 경기를 뛰었던 선수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주축 선수들의 차출을 막지 못한 셈.

김학범 감독은 “중재를 열심히 했다. 모든 분이 나섰다. 다만 A대표팀 우선이라는 원칙이 있다. 중재는 했지만, 그런 부분이 이뤄졌다”면서 “문화 차이인 것 같다. 사실 유럽에서는 올림픽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유럽에서는 올림픽 대표팀이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은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A대표팀과 선수 차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도쿄 올림픽 개최국 일본은 6월 소집 훈련과 평가전에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 등 와일드카드 3명까지 호출했다.

김학범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일본이 부럽다. 옆 나라 일본을 부러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이번에는 부럽다.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전 선수가 평가전을 준비한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부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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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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