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경기도 시흥시 서해선(소사~원시선) 시흥능곡역 주변이 무분별한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장현공공주택지구 내에서 택지개발을 하고 있는 이곳은 오는 12월 말 준공 예정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도로, 수도, 전기 등 기반시설은 모습을 갖췄지만 준공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시흥시와 LH가 지도감독 책임을 서로 미루는 실정이다.
시흥능곡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일단 어디로 가야 할지 발길을 뗄 수 없다. 출구 좌우에서 시작돼 인근 주택단지와 아파트까지 가는 약 200m 거리엔 공사현장이 즐비하고, 보도와 차도에는 공사장에서 나온 건축자재, 폐기물, 차량, 가설건축물 등으로 꽉 막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다.
더구나 공사장의 콘크리트 타설 후 발생한 시멘트 찌거기 및 공사차량 세륜수 등 오폐수가 인근 하수관과 우수관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토양 및 수질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곳은 주변 주택단지와 아파트 주민 및 초등학교 학생 등 상시 유동인구가 하루 수천 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시민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을 책임질 시흥시의 행정력이 미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시흥시는 이런 상황의 원인을 도로 준공 때문이라 한다. 도로에 적치물이 무분별하게 쌓여 있기는 하지만 도로가 준공되지 않은 상태에선 단속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도로 상의 적치물이 문제인데 준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선 무단 도로점용을 단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LH는 공사현장의 관리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건축적인 부분이나 환경적인 부분의 지도단속 책임은 시흥시에 있다며 준공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LH 관계자는 "건설사에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하고는 있지만 행정권을 갖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단속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 K씨는 "이곳에 입주한 후 지금까지 하루도 편안한 적이 없다"면서 "공사장의 소음, 먼지, 냄새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분양 홍보물, 가설건축물, 공사차량, 위협적인 건축자재 등으로 항상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임병택 시흥시장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임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의 보장, 이것이 시흥시 교통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장애인이나 노인 등 교통취약 계층의 편의를 도모하고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통비·바우처택시 등 지원정책을 설명했다.
시민 O씨는 "우리 시장님이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다니면서 민생을 챙겨나 보는지 모르겠다"면서 "바로 시청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현장의 불법행위를 수년째 방치하면서 어떻게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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