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국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하며 현재 집값이 고점에 접근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불패’라고 불리는 부동산을 두고 그는 왜 경고를 내놓았을까.
4일 한국부동산원의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2008년1월부터 208년9월까지 수도권 집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 11월 집값을 100으로 놓고 볼 때 2008년 1월 집값은 88.8을 기록한 후 9월 98.3까지 치솟았다. 당시 수도권에 불어닥친 뉴타운 열풍으로 집값은 연일 고공행진했다.
변화는 홍 부총리가 언급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됐다.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도 급격히 위축됐다. 연일 상승할 것 같았던 집값 상승세는 10월부터 꺽였다.
수도권 종합주택 매매가격 지수는 9월 98.3을 고점으로 ▲10월 98.2 ▲11월 97.4 ▲12월 96.4 ▲2009년 1월 95.5 ▲2월 95.2 ▲3월 95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집값이 연속 하락하면서 당시 시장에서는 ‘집값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추락할 것 같던 집값은 또 다른 변수를 맞이한다. 2008년 11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에 나서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한은은 2008년 10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2009년 2월 2%까지 3.25%p를 내리는 강수를 둔다.
여기에 정부도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집값은 4월부터 반등한다. 매매가격 지수는 2009년 ▲4월 95.1 ▲5월 95.2 ▲6월 95.5 ▲7월 95.9 ▲8월 96.3 ▲9월 97.1 ▲10월 97.5 ▲11월 97.6 ▲12월 97.5을 거쳐 2010년 3월 97.7까지 상승한다.
양적완화로 시장이 풀린 돈이 늘어나 상승한 집값은 미국의 1차 양적완화가 종료되면서 다시 하락했다. 주택 매매지수는 미국의 1차 양적완화가 종료된 2010년 3월 97.7에서 2차 양적완화가 시작된 2010년 11월 95.7까지 하락한다. 이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2011년 9월 96.7까지 재상승한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집값은 2012년부터 2013년, 2년간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한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과 함께 그동안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된 주택이 누적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서다. 그 결과 주택 매매지수는 대략 2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며 2013년 9월 90.8까지 하락한다.
집값 하락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등장한 것이 ‘초이노믹스’다. 최경환 전 총리는 20114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 신용보강이 이뤄지면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 상당수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다”며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펼쳤다. 이후 집값은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매매지수 98.3을 회복한 시점은 2017년 5월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하락한 집값을 회복하기까지 8년 8개월 가량이 흘렀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의 경고가 나오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부동산 과열을 우려,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우리도 7월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총량 관리 등 가계부채 유동성관리가 강화한다는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상황 변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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