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지난 2018년 계약 기간 4년, 바이아웃 8000만 유로(약 1024억원)의 조건으로 1군 계약을 맺었다. 당시 이강인의 나이는 만 17세. 천부적인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를 받았다.
기대와는 달리 이강인은 1군 무대에 좀처럼 나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24경기에 나와 4도움을 기록했다. 개막 초반엔 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일정이 거듭될수록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만족할만한 시즌을 보내질 못했다.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이강인은 이적시장 때마다 구단에게 이적을 요청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거절이었다. 임대 이적 기회마저 가로막혔다.
하지만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동행은 2022년 6월부로 만료된다. 이번 여름이 지나면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는다. 발렌시아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과 재계약 협상을 맺지 않는다면 보스만룰(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모든 팀과 협상을 허가)에 의해 이적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다른 팀에 내줘야 한다.
이강인도 발렌시아에 마음이 떠난 모습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재계약 서명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거절 당하고 있다.
결국 발렌시아는 이적료를 챙기기 위해 이강인을 이적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발렌시아로서도 이번 여름에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 중요해졌다.
비시즌이 열린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강인은 벌써부터 많은 구단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인 매체 수페르데포르테는 지난 7일(한국시간) “이강인이 올 여름 이적시장서 복수의 팀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울버햄턴(잉글랜드), AC밀란, 피오렌티나, 나폴리(이상 이탈리아) 등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생으로 비교적 어린 이강인은 여전히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을 차지한 바 있다.
20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해 AC밀란, 나폴리, 울버햄턴 등 빅리그 팀들이 원하는 이유다.
마침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
이강인은 현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 제주에서 훈련에 한창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거론되는 가운데 오는 7월에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나설 확률이 높다.
올림픽은 축구 선수들에게 이적 기회의 장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많은 구단들의 스카우터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와 관심 있는 선수들을 확인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태극전사 일부는 올림픽 직후 새 기회를 잡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의 셀틱에서 뛰던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던 김보경은 카디프시티, 전남 드래곤즈 소속이던 윤석영은 퀸즈파크레인저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시장 초반임에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강인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친다면 명문팀들의 구애는 더 치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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