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지난해처럼 전세난이 심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셋값은 뛰고, 물건은 줄고 있다”며 14일 이같이 말했다. 동작구는 5월 초 0%인 주간 전셋값 상승폭이 6월초 0.13%로 급등한 지역이다.
진정세를 보이던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월부터 보이기 시작한 전셋값 상승과 수급 불균형이 6월들어 본격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세시장 불안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 상승 속도가 6월들어 빨라졌다. 수도권 주간 전세가격지수 상승폭은 올해 4월 0.11%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해 5월말까지 0.13% 수준을 유지했다. 6월 들어서는 상승폭이 확대되며 0.17%까지 올라왔다.
시장에 전셋집을 내놓은 사람보다 찾는 사람도 더 많아지고 있다. 매월 첫주 전세 수급동향지수를 보면 124.3(1월)→122.4(2월)→119.0(3월)→110.6(4월)→108.9(5월) 등 5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6월 110.5로 반등했다. 전세 수급동향지수는 0에가까울수록 시장에 공급자가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전세시장 불안이 확대된 것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치솟은 전셋값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이사 비수기가 오면서 전세시장이 진정세를 보였으나 정비사업으로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장이 자극을 받은 영향이다. 실제 6월 첫주 서울에서 전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정비사업이 몰려있는 서초구(0.39%)로 나타났다.
전세시장 불안은 올해 하반기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정비사업으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인 입주물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8만6000여 가구로 지난해 보다 25% 줄어든다. 특히 서울은 40% 이상 급감할 예정이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로 빌라나 다세대 주택의 전세 물량 역시 감소를 앞두고 있어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3법, 보유세 등의 영향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어 전세 유통 매물이 줄었고, 입주물량까지 지난해 보다 감소해 하반기 전세시장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 7월 이후 보인 전세난 수준은 아니지만 하반기 전세시장 불안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전세시장 불안은 공급이 확보될때까지 당분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