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쿠키뉴스 김정국기자]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영면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경기도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사고로 순직한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고(故) 김동식 소방령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엄수됐다.
경기도청장(葬)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과 소방가족들의 절절한 슬픔의 눈물과 오열로 얼룩졌다.
장의위원장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 등 90여 명이 함께한 영결식에서 고인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광주소방서 함재철 소방위는 가슴을 찢는 듯한 조사를 낭독했다.
함 소방위는 “저를 비롯해 광주 구조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날이 원망스럽고 그 현장이 원망스럽다. 대장님을 홀로 남겨둔 그곳에서 벌겋게 뿜어져 나오는 화마를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우리가 초라하게 느껴졌다”면서 차오르는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이어 그는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마음만을 품고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영면하시길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고인을 떠나보내시는 유가족분들과 동료를 잃은 아픔에 슬퍼하고 계실 소방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아까운 목숨이 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경기도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고 김동식 소방령은 힘든 일을 도맡았고 솔선수범하며 모두의 본보기가 되었던 사람으로,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서 길을 열고, 가장 나중에서야 나오던 사람이었다”면서 “긴박했던 그 날 그 순간에도 그는 어김없이 동료들을 먼저 내보냈다. 제발 무사히 돌아오기를 애타게 빌고 또 빌었지만 끝끝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슬픔을 전했다.
고 김 소방령은 지난 17일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대원들을 이끌고 인명구조를 위해 건물에 들어갔다가 지하 2층에서 고립됐다가 48시간 만에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다.
고인에게는 1계급 특별승진과 녹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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