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 또는 적자 사업의 정리가 대표적이다. 실리 없는 '돈 먹는 하마' 사업은 과감히 쳐냈다. 실제로 LG에 따르면 우선 성장에 저해가 될 수 있는 비핵심·부진 사업 10여개를 정리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2월 LG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수처리 사업을 매각,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 사업(2020년 6월) 등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올 4월에는 LG전자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휴대폰 사업(MC사업부)을 철수를 발표하고 5월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해 2월에는 LG전자, LG화학 등이 가지고 있는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하며, 신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또 MRO 사업(2019년)과 (주)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35%(2020년)를 매각하면서 내부거래 이슈도 제거했다.
LG가 그간 보여준 새로운 먹거리 앞에서 '좌고우면'하던 모습도 확 달라졌다.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거침이 없어졌다. 2019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1조4440억원에 인수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9년 GM과 각각 1조원씩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GM과 35GWh 규모의 제2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향후 미국에만 6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투입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 회장이 밀고 있는 신성장 동력 사업 중 하나인 전장사업은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의 합작법인(JV)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다. 앞서 지난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JV '알루토'도 출범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사업가들을 체계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매해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며 그룹 체질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인사에서 구 회장의 인재경영 기조를 엿볼 수 있다.
LG는 최근 3년간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21명을 신규 선임했다. 앞서 구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에는 134명의 역대 최대 신규 임원을 선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인사에선 역대 최다 규모인 여성 임원 승진자 15명을 배출하며 조직에 변화를 줬다.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구 회장 취임 당시 23명에서 현재 51명까지 늘었다.
기존 사업을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외부인사 채용도 과감히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3M 출신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들 수 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 뉴에이본 부사장으로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사장,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으로 허성우 BP코리아 대표,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장 전무로 김 스티븐 헨켈코리아 대표를 선임하는 등, 3년간 총 50여명의 임원급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구 회장의 더 강해진 경영색채는 올해 연말 인사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작은아버지인 구본준 고문이 올해 5월 LX로 분사하면서, 구 회장이 미래경영 핵심으로 삼고 있는 'AI·전장·배터리·로봇' 등 중심으로 사업구조에 변화를 줘 '구광모 시대'를 각인시킬 것이라는 재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