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날 대우건설 인수제안서 제출이 마감된다. 앞서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산업은행 자회사)는 인수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 일정을 통보하고 이날까지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현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중흥건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 등 3곳이다. 여기에 호반건설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조2000억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
대우건설에는 현재 3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회수되지 않고 남아있다. 대우건설에 3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배경은 대우그룹의 부도에서부터 시작된다. 1999년 대우그룹이 부도나면서 대우건설은 공적자금을 투입 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로 지분이 넘어갔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대우건설을 6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직후 4조2000억원에 대한통운까지 사들이면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자금사정은 더욱 나빠졌고, 인수 3년만인 2009년 대우건설 재매각을 결정한다. 당시 대우건설의 해외 매각 등이 추진됐으나 모두 무산되면서 산업은행이 3조2000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을 다시 사들였다.
산업은행은 2009년 대우건설을 사들이는데 사용한 3조2000억원을 결국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국가 소유 은행이다. 이는 산업은행이 회수하지 못 한 자금 3조2000억원이 결국 국민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국민의 재산이라는 말이다.
현재 대우건설의 매각가는 2조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24일 기준 매각지분 50.75%의 시장가치는 1조8000억원 수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10~20%를 더할 경우 2조원에서 2조2000억원 수준의 매각가가 형성될 전망이다. 3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매각가는 국민을 위한 자금이 회수되지 않고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우건설 매각 후 부실화 되면 책임은
대우건설은 1년에 3만 채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고, 해외수주액이 5조원이 넘어가는 대형 건설사다. 여기에 소속 직원 5400명과 파견, 하도급, 용역 등의 형태로 1만5900명이 대우건설에서 일하고 있다. 대우건설에 공적자금까지 투입해 살린 배경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취지가 깔려있다.
하지만 국민 재산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살려낸 대우건설의 매각 후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례처럼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다시 매물로 나오거나 쌍용차처럼 시장 경쟁력을 잃고 재매각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금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하고자 하는 인수자들은 모두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인수에 참여하려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투자자금도 상당부분이 차입금이 될 것”이라며 “결국 금융기관과 투자기관의 돈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대우건설의 알짜 자산 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선 DS네트웍스는 재무적 투자자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IPM을 끌어들인 상황이며, 중흥건설은 부족한 인수자금을 미래에셋증권이나 KB증권 등 증권가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재매각하거나 쌍용차, 한국GM이 계속 공적자금을 요구하는 것처럼 대우건설도 매각후 부실화 될 수 있다”며 “그때는 또 다시 국민이 대우건설 정상화의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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