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패승승으로 이긴 게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오늘 승리가 굉장히 뜻 깊어요.”
기분좋은 역전승을 얻어낸 리브 샌드박스의 미드 라이너 ‘페이트’ 유수혁이 승리 소감을 전했다.
리브 샌드박스는 27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리브 샌드박스는 3승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대면 인터뷰에서 유수혁은 “지난 젠지 e스포츠전 패배가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패승승으로 경기에 이긴 기억도 많이 없어서 이번 패승승 승리가 더 의미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리브 샌드박스는 탑 라인을 중심으로 난타전을 펼쳤다. 유수혁은 이에 대해 “탑 라인의 두 선수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비슷한 구석이 많고, 선호하는 챔피언도 많이 겹친다”며 “어느 정도는 생각했지만, 럼블을 탑으로 쓰고 정글에 신 짜오가 나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밋' 박우태는 탑 라인을 시끄럽게 만드는 데 많은 기여를 하는 탑 라이너라서 오늘 경기 양상도 많이 익숙했다”며 “스크림에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3세트에서는 미니언 웨이브를 버리고 전투가 벌어질 정도로 양팀은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최근 메타의 영향이 있냐”는 질문에 유수혁은 “오늘은 메타와는 상관없이 조금 더 안피하고 싸우려고 했다”며 “물론 파밍해도 괜찮다고는 얘기했지만, 선수들이 자신있어하는 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더 함께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날 유수혁은 지난해 한솥밥을 먹던 kt의 미드라이너 ‘도브’ 김재연과 대결을 펼쳤다. 김재연은 경기 내내 ‘라이즈’를 뽑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유수혁은 “우선 첫 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게임하기 쉽지 않았기에, 이후부터는 라이즈를 견제할 수 있는 밴픽을 짰다”고 말했다.
3세트 유수혁은 오랜만에 ‘르블랑’을 꺼내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따로 준비한 픽은 아니고 최근 솔로랭크에서 몇 번 했는데, 마지막 판에 메이지 구도가 잡혀서 뚜벅이 챔피언보다는 기동성이 좋은 챔피언을 선택하게 됐다”며 “상대 챔피언들도 르블랑을 잡을 수단이 많지 않아서 더 편하게 골랐다”고 말했다.
유수혁은 리브 샌드박스에서 메인오더를 맡고 있는 선수다. 그는 평소 냉철한 콜과 빠른 상황판단을 자주 보여준다. 하지만 유수혁의 팀 동료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호전적인 성향의 선수들이다. 플레이 성향이 다른 선수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 유수혁은 “보통 게임에서 전반적인 큰 틀은 제가 말하는 대로 팀원들이 해주려고 노력한다”며 “그래도 오브젝트 싸움이나 극초반 교전에 대해선 우리 팀원들이 강점이 있기에, 정말 아니다 싶은 것만 아니면 맞춰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유수혁은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 순위는 낮았지만, 유수혁의 지표는 매우 훌륭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아직까지 그런 폭발력은 나오지 않은 상황. 유수혁은 “요즘 미드 라이너는 다들 공감할 것”이라며 “메타 자체가 미드 영향력이 줄었고, 팀 케어에 신경쓰는 것이 더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캐리 롤이 필요할 때는 캐리 롤을, 서포팅이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서포팅을 해줄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훌륭한 미드라이너라면 모든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브 샌드박스는 다음달 1일 아프리카 프릭스를 만난다. 아프리카는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며 상위권에 올라있다. 유수혁은 “우리 팀 컬러도 아프리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스프링 스플릿 마지막 경기 아프리카에게 처참히 패배했는데, 생각해보면 당시 침착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너무 교전 위주로 게임을 풀려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우리의 조합 콘셉트를 잘 살리고 상대방 유불리를 철저히 따져서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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