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최근 ‘디지털 손해보험사’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간 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자동차·실손보험 등 주요상품들의 손해율 누적으로 업권에 ‘먹구름’이 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죠. 하지만 디지털 손해보험사만큼은 예외인가 봅니다.
글로벌 보험사인 라이나그룹과 국내 핀테크의 대장격인 카카오가 디지털 손보사를 한국에 설립한다고 나섰습니다.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은 한국에서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달 본사 승인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죠.
카카오는 이미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예비 허가를 받으면서 본허가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본허가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카카오손해보험’이 보험업계에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디지털 보험사는 그간 대면영업 위주로 이뤄지던 보험시장에서 비대면 상품들을 온라인 상에서 판매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보험사를 말합니다. 다만 생명보험의 주력상품들(종신보험, 변액보험, 건강보험) 등은 대면 영업으로 주로 판매되는 만큼 디지털 보험사들은 주로 손해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보험업계의 전통적인 ‘대면 영업’ 문화는 빠르게 비대면 영업으로 변화했습니다. 그간 디지털 전환에 가장 굼뜨던 보험업계들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보험 영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죠.
실제로 디지털 보험 시장은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10개 손보사의 CM채널(사이버마케팅 채널) 원수보험료는 3조4178억원으로 전년동기(2조6297억원) 대비 30% 늘었습니다. 대면영업을 비롯해 전화영업(TM채널) 등은 감소한 반면 CM채널만 유일하게 증가했죠.
이처럼 디지털 보험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 시장의 존재도 디지털 보험사 설립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니보험은 500원부터 1만원 이하의 낮은 금액을 보험료로 책정한 대신 일상생활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장하는 보험상품들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반려견 산책보험을 비롯해 단기 여행자 보험, 핸드폰 파손 보험 등이 있습니다.
미니보험은 수입보험료가 낮은 특성상 ‘박리다매’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보험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 대신 온라인·모바일을 이용한 CM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죠. 그렇다 보니 최근 디지털 손보사를 신청한 신규주자들은 미니보험 상품을 시작으로 점차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등 전문적인 보험상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현재 국내에는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생명, 하나손해보험 총 3개의 디지털 손보사가 있습니다. 카카오와 라이나그룹까지 합류하게 되면 국내 보험시장에는 총 5개의 디지털 보험사들이 자리잡게 됩니다. 본격적인 디지털 보험 시장이 활성화 되는 것이죠. 그간 경직된 모습을 보여왔던 보험업계에 ‘디지털’을 무기로 창의적인 상품을 보험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