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하는 글로벌 협의체가 거대 다국적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뜻을 모았다. 시기는 2024년부터다. 이에 따라 한국의 다국적기업인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등이 디지털세를 내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G20(주요 20개국)이 구성한 139개국 간 협의체 ‘포괄적 이행체계(IF)’는 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제12차 총회를 열어 130개국으로부터 ‘필라 1·2’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IF는 다국적기업이 물리적 사업장을 저세율 국가에 두는 등의 방식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한 협의체다. 필라1은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디지털세 문제를, 필라2는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에 대한 사안을 다룬다.

필라1은 ‘연결매출액 200억유로(약 27조원)’와 ‘이익률 10% 이상’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20~30%에 대해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필라2는 연결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1조1000억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대한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한다.

디지털세 부과안은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거쳐 시행된다. 필라1의 경우 2022년 서명을 거쳐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하며, 필라2 역시 각국 법제화 작업 후 2023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필라1)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 100여개 기업이 필라1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한국은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과세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국내 기업 가운데 세율이 낮은 외국에 법인을 둔 기업의 경우 종전보다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정훈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이중과세 조정 절차가 별도로 마련돼 기업 세 부담은 필라1 도입 전과 비교해 중립적이므로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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