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뭐하고 싶으세요?”

“코로나 끝나면 뭐하고 싶으세요?”

여행이 그리운 2030, 일상이 간절한 4060

기사승인 2021-07-05 11:02:13
2일 오후 서울 용산역 임시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순항하면서다. 시민들 사이에선 ‘탈코로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엔 ‘#코로나끝나면’이라는 해시태그가 1만1000여개를 넘어서는 등의 모습이 확인됐다.

이에 쿠키뉴스가 시민들에게 ‘탈 코로나 소망’을 물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신구세대는 ‘탈 코로나’에서도 갈렸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을 조사한 결과, 2030세대는 여행을, 4060세대는 일상 회복을 코로나 이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꼽았다.

18~29세는 △국내·해외 여행 44.6% △외출과 친구 만남 등 일상생활 36.5% 등의 순으로 선호도를 나타냈다. 30대도 국내·해외 여행 51.4%, 외출과 친구 만남 등 일상생활 39.0%를 기록하며 여행 선호도가 높았다. 

반대로 40대는 외출과 친구 만남 등 일상생활 53.2%, 국내·해외 여행 34.6%로 집계됐다. 50대는 △외출과 친구 만남 등 일상생활 54.6% △국내·해외 여행 22.7%였다. 60대는 외출과 친구 만남 등 일상생활 63.7%, 국내·해외 여행 21.4%로 일상생활 정상화를 소망했다.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 사진=박효상 기자

2030 “코로나 끝나면 여행가자” 

2030세대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여행’을 찾았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A씨(25·여)는 “현실이 너무 암울해서 어디라도 가고 싶다”며 “갑갑한 도시에 갇혀있다보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스트레스를 풀고싶다. 코로나19 전파 위험 때문에 가까운 곳도 잘 못가는 상황 아닌가”라며 우울감을 토로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B씨(31·여)도 여행을 ‘일탈’이라고 표현했다. 평소 여행 자주 다닌다고 밝힌 B씨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해소해주는 것이 여행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 ‘아 또 가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해야지’라는 충전감도 느꼈다”며 “코로나가 끝나면 무조건 여행을 갈 거다. 올 하반기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연차를 아끼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여행으로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고도 털어놨다. 직장인 C씨(35·남)는 “어딜 가도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영향을 받았다. 여행지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기분”이라며 “코로나 확산세로 일정이 취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컸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여행이 취소됐던 아쉬움이 계기가 된 사람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세로 계획했던 유럽 여행을 취소한 대학생 C씨(22·남)는 “대학 로망이 유럽 배낭여행이었다. 1년 전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여행 계획을 짰었는데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불발됐다”며 “그때 못 쓴 돈은 저축해뒀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바로 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 당일 새벽 가족, 연인 단위의 시민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강원도 속초해수욕장에서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4060 “코로나 끝나면 꼭 보자”

2030세대와 달리 4060세대는 ‘당연한 일상의 회복’을 소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하루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서울에 거주 중인 주부 E씨(56·여)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E씨의 가족들은 지난해 2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설날, 추석 등 주요 연휴에도 얼굴을 맞대지 못했다.

E씨는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서로에게 더 좋지 않은가”라며 “괜히 모여서 코로나19라도 걸리면 큰일이기 때문에 ‘다음 명절에 보자’며 만남을 미뤘다. 올해 추석도 어려울 것 같은데 새해가 오기 전엔 꼭 가족끼리 모여서 밥 한 끼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손녀가 태어났다고 밝힌 F씨(61·남)는 “영상통화로밖에 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서울에 거주 중인 F씨는 “경남에 아들 부부가 산다. 서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섣불리 올라오라고 말할 수도 없고 직접 내려갈 수도 없다”며 “맨날 ‘코로나 끝나고 꼭 보자’고 말밖에 못 한다. 그때가 언제 올까 싶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G씨(42·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바란다고 전했다. G씨는 “원래 하고 있던 일이 있다보니 여행은 코로나19가 끝나도 쉽게 못갈 것 같다”며 “그냥 주말에 영화도 보고 공연도 즐기는 소소한 일상이 그립다. 요즘엔 공연을 보러가서 노래도 못따라부르는 시기 아닌가. 딱 코로나 사태 전 당연했던 일상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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