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쓰러진 여성을 두고 주변 남성들이 구조활동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연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4일 '어제 지하철에서 생긴 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전날 지하철 3호선에서 한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쓰러진 여성이 짧은 반바지에 장화를 신고 있어 신체 노출이 조금 있었다"며 "해당 칸에 있던 어떤 남성들도 그 여성을 부축하거나 도울 생각을 하지 않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결국 아주머니들과 젊은 여성들이 도와서 지하철 밖으로 여성을 부축해 나갔다"고 전했다.
해당 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위급 상황이면 도왔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다수 누리꾼들은 "현명한 대처" 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짧은 옷을 입은 여성을 도와줬다가 자칫 신체접촉을 이유로 성추행범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복장과 관계 없이 여성이 쓰러지면 도와주기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부 사례로 인해 기껏 도와줘도 성희롱, 성추행범, 강도 등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인식이 이렇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긴 바지라도 못 도와준다" "은팔찌 차기 싫으면 조심하라" "도와줘도 벌 받는 나라" 등 반응이 나왔다.
실제 지난달 한 음식점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여성을 부축하다 성추행범으로 몰린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20대인 A씨는 지난해 대전의 한 식당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구토하고 쓰러지자 일으켜줬다. 하지만 이 여성은 A씨가 신체 일부를 만졌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B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화장실 구조 등을 봤을 때 정황상 A씨가 신체를 만졌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기 힘들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남자가 도와야 한다'는 시각 자체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쓰러진 여성을 외면한 건 근처에 있던 시민들인데 왜 그 책임을 남자에게만 전가하냐는 지적이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여자가 쓰러지면 여자가 도와라. 왜 꼭 남자가 도와야 하나"라며 "도와줬다가 여성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범죄자가 될 수 있어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쓰러진 여성을 도울 것인지, 안 도울 것인지는 개인의 자유"라면서 남녀 갈등 구도로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지하철 막차가 종점까지 도착했는데 술에 취한 여성이 옆자리에서 자고 있었다. 종점이라 깨우고 싶었지만 성추행범으로 몰릴까봐 망설였다"면서 "결국 다른 여성분께 부탁해서 깨웠는데 그전까지 누구 하나 그 승객을 깨우려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남자들을 욕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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