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상반기 카드사 머슨일이고?...‘청년·먹거리 찾아라’

[기획] 상반기 카드사 머슨일이고?...‘청년·먹거리 찾아라’

법정최고금리 인하·카드 수수료 재산정 ‘악재’
ESG경영 동참·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신규 수익원 확보”

기사승인 2021-07-07 06:10:10
사진=조진수 기자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2021년 상반기 카드업계는 1분기 호실적 이후 2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하반기 실적 하락 예상과 함께 법정최고금리·카드사 수수료 인하 등 업권 전체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고 있다. 또한 핀테크 업권의 지급결제 시장 약진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만큼 카드업권 차원의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호실적 뒷배경, ‘뼈 깎는 체질개선’

올해 1분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3.8% 증가한 734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잠시 코로나19 전파가 둔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고, 그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카드 이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전년대비 32.8% 증가한 16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74억원으로 같은 기간 38.4%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23.4% 늘어난 1384억원의 순이익을, KB국민카드의 경우 821억원에서 594억원(72.3%) 증가한 14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어난 8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카드는 당기순이익이 무려 139.4% 증가한 725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하나카드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154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우리카드는 720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41.2% 상승했다. 다만 롯데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0.4% 감소한 50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 뒷배경에는 ‘체질개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개선 등으로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어들어 순이익이 증가한 것.

또한 지난해 내내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봄철을 맞아 고개를 든 것도 주효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223조8000억원, 승인 건수는 52억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8.7%, 3.3% 증가했다. 여기에 4월 카드 승인 금액도 18.3% 증가하면서 2분기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전업카드사들이 모여 카드사노조협의회를 출범하고 수수료 인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사진=카드사노조협의회

‘엎친데 덮친 격’…법정최고금리·수수료 인하 ‘악재’

이처럼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카드사들이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7일부터 적용되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카드사 수수료 재산정 논의가 함께 진행되면서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7월7일부터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지게 된다. 카드업계에서도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비롯해 단기 대출 등의 여신상품들의 금리를 낮춰야 한다.

현재 카드사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전 선제적으로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들의 대출금리를 낮춘 상태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번 최고금리 소급적용을 통해 카드(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 캐피털(신용대출 등) 차주 약 264만명이 총 1167억원 내외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차주가 수혜를 보는 금액 만큼 업권에서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의 취지가 공감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업권 차원에서 소급 적용하고, 그만큼 없어지는 이자분은 감당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업권 차원에서 우려하는 것은 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보다 ‘수수료 재산정’ 논의”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조달금리와 운영·관리 비용 등을 고려한 적격비용을 산정해 3년마다 카드 가맹점수수료를 조정해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중·소상공인 대상 카드 수수료를 인하한 바 있는데, 3년이 지난 현재 여신금융협회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원가분석 작업을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가 재차 인하될 경우 업계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카드사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에서 0.8%, 중소가맹점(연매출 3억~5억원)의 경우 그보다 낮은 1.3%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수수료가 더 인하된다면 ‘역마진’이 심화된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주장이다.

신한카드는 업권 최초로 ESG경영 위원회를 신설했다. 사진=신한카드

카드업계, 신규 먹거리 찾아라…ESG·마이데이터 ‘사활’

하반기 카드업권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들은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영역은 ‘마이데이터’ 시장이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의 금융정보를 모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맞춤형 정보·자산·신용관리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카드업계는 타 업계 대비 지급·결제정보가 많아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의 소비 패턴이나 트렌드를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각 카드사는 고객의 소비 패턴과 가맹점 매출 등을 활용해 고객별, 업권별 마케팅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현대·우리·롯데·BC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카드업권 중 가장 마이데이터 사업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신한카드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올해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사업에 소상공인 분야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KB국민카드는 최근 KB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 3.0’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할부금융 시장도 카드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그간 자동차리스 사업은 캐피탈사들의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하나카드가 할부금융에 뛰어들면서 현대카드와 BC카드를 제외한 모든 전업 카드사들이 본격적인 자동차할부시장 경쟁을 시작한 것.

실제로 자동차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6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자산은 9조1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7%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한카드의 사업 규모가 3조6000억원으로 가장 크며, KB국민카드가 3조50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우리카드도 자동차금융 전문 점포를 운영하며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한 7394억원을 기록했다.

ESG경영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ESG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용도로 활용하는 채권 발행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ESG 책임 경영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달 카드업계 최초로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또한 삼성카드도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주요 전략방향을 수립·결정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금융지주 차원에서 ESG 경영을 선언한 만큼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ESG경영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뿐 아니라 전 금융권 전체가 ESG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금융사업 중 가장 소비자와 가까운 곳이 카드사인 만큼 ESG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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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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