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확진자 1200명대… 지금이 최대 고비일까

[기자수첩] 확진자 1200명대… 지금이 최대 고비일까

기사승인 2021-07-08 02:00:04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차 유행 당시 일일 최대 환자였던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정부는 그간 2주 내지 3주 거리두기를 유지·연장·격상 등 결정을 내리면서 이번 주가 ‘고비’ 라는 말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0일 한국천구죠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다음 주까지가 고비다.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되달라”, 같은해 9월22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재확산의 중대 고비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이겨내고 있다”, 또 12월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정부는 마지막 고비라고 인식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수차례 ‘고비’를 언급하며 국민들의 방역 긴장감을 고취하고자 했지만, 결국 다시 4차유행의 시작점에 올라섰다. 전염력이 높다고 알려진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지속 확산 중이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의 확진 사례가 지속 보고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대신 기존 체계를 1주일 더 유지하면서 시설·분야별 대책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간 최선을 다해 코로나19를 막으면서 백신접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앞서 영국 등 해외에서 백신 접종 이후에도 확진자가 증폭해온 사례를 관찰했던 것을 볼 때 4차 유행은 이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차례 ‘고비’라고 말해왔지만, 앞으로도 ‘고비’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방역수칙의 변화 없이 동일한 메시지를 내보낸 건 국민의 피로감만 늘릴 뿐 방역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한 게 아닐까.

수도권에선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마스크를 착용했을 뿐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존재했다. 10시 이후 셔터를 내리고 몰래 영업하는 식당, 술집도 볼 수 있었고, 두 테이블을 잡고 4인 이상 회식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다. 홍대, 한강변 등에서 10시 이후 야외 음주도 흔한 광경이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방역 긴장감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져 있었다.

지난 3일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김부겸 국무총리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집회 자제를 촉구하는 면담을 가지기 위해 찾아갔지만, 거부당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집회를 여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는 이해하지만, 이번 4차 유행의 중심에 있는 젊은층, 20·30대에게 더 강한 메시지를 보낼 노력을 하는 게 옳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위기가 닥쳐왔다. 위기때마다 담담히 맞이할 수 있는 용기는 아직 없어서 두려움으로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1년 6개월 우리는 힘든 순간도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이겨냈고 버텼다.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못하진 않을거란 기대로 다시금 애써보려 한다. 힘내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힘을 내야하지 않나”라는 글을 올렸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고 수차례 위기는 더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방역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 대책을 내세워야 할 것이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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