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야권 대선 후보 선호도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최 전 원장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8일 오후 최 전 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45분간 긴 조문을 했다. 그는 “특별한 배경이 있다기보다는 당연히 와야할 자리”라며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하시고 안 하시고 관계 없이 존경받는 감사원장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을 향해서도 “작고하신 어른은 6·25 때 나라를 지킨,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라고 추모했다.
다만 최 전 원장과의 정치적 공감대 형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과는 인사만 나눴고 조문을 온 분들과 일상적인 얘기만 했다”라며 “너무 많이 나간 추측이다”고 일축했다.
최 전 원장 또한 “(윤 전 총장에게) 조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대한민국을 밝히라’는 부친 유언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가 나갈 길들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조기폐쇄 관련 수사·감사를 하다가 문재인 정부와 대립한 공통점이 있다. 양측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직했다.
또 정치 참여를 선언해 야권의 유력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최 전 원장은 최근 장모의 법정구속 등으로 리스크가 커진 윤 전 총장을 대체할 ‘플랜B’로 급부상했다. 최 전 원장이 본격적으로 등판할 경우, 두 사람이 야권 내 경쟁 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편 6·25 전쟁 영웅인 최 대령은 이날 오전 1시 20분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이튿날 무장병력 600여명을 태우고 동해상에서 부산으로 침투하던 1,000톤급 북한 무장수송선을 격침한 대한해협해전에서 결정적 공을 세웠다. 무공훈장 3회를 포함해 6개의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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