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는 아르헨티나 유니폼만 입으면 유독 작아졌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으로 나선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에서 유독 우승과 연이 없었다.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연령별 대회에서만 우승했을 뿐 4번의 월드컵과 5번의 코파 아메리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전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었고, 2015년과 2016년에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모두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2016년에는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 5경기 5골 4도움으로 맹활약을 했음에도 불구,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실축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준우승만 4번(월드컵 1번, 코파아메리카 3번)이나 경험했다. 국가대항전 3회 연속 준우승에 그친 메시는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은퇴를 만류한 끝에 메시는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복귀 이후에도 아르헨티나는 우승과 인연이 좀처럼 닿지 않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16강에서 프랑스에 완패를 당했고,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선 4강전에서 브라질에게 패배를 하는 등 여전히 국가대표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러던 그에게 이번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1’에서 결승전에 올랐다. 메시는 이번 대회서 4골 5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팀은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 예전만큼 까다롭지 않아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리고 메시는 드디어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전반 22분 앙헬 디마리아의 기습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전통의 라이벌 브라질을 1대 0으로 눌렀다.
메시는 이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풀타임을 뛰며 아르헨티나의 우승 순간을 함께 했다.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리오넬 메시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감싸 쥐었다. 동료들 모두 우르르 달려가 메시를 얼싸안았다. 이들은 메시를 둘러싼 채 기쁨을 나누고 메시를 헹가래 쳤다. 마침내 이룬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메시의 우승 한풀이었다. 득점과 도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메시의 이제 마지막 목표는 월드컵 우승이다. 드디어 남미르 제패한 메시와 아르헨티나가 마지막 무대에서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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