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예약 먹통에 뒷문 논란까지…시민 "완전 사기"-당국 "송구"

백신 예약 먹통에 뒷문 논란까지…시민 "완전 사기"-당국 "송구"

당국 "이득 크지 않다" 판단해 인정하기로

기사승인 2021-07-16 06:02:51
만 55~59세 대상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재개된 14일 오후 9시58분 사전예약 홈페이지 모습. 사전예약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잦은 접속 지연으로 불편을 초래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스템이 또다시 허술함을 드러내며 도마 위에 올랐다. 만 55~59세 백신 예약이 재개되기도 전 우회 경로를 통해 예약에 성공한 사례들이 나온 것.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백신 예약 시스템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신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55~59세의 코로나 백신 접종 사전예약은 14일 오후 8시 재개됐다. 앞서 12일 시작된 55~59세 사전예약 첫날 185만명(52.5%)이 예약을 하면서 시작 15시간 30분 만에 예약이 조기 마감된 탓이었다. 

그러나 사전예약 시작인 오후 8시 또다시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마비됐던 12일 0시 모습과 같았다. 

백신 접종 예약 사이트에 접속을 시작해도 흰색 바탕만 나오거나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접속이 되더라도 예약시간이 수시간, 대기인원이 수만명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8시전부터 수월하게 예약했다는 사람들이 나왔다.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금 예약이 된다"는 글과 함께 특정 링크가 공유됐다. 

문제가 된 URL은 질병청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의 두번째 화면으로 연결됐다. 백신 접종 예약 사이트를 클릭하면 연결되는 홈페이지 첫 화면은 14일 오후 8시까지 닫혀 있었다. 

부모님의 백신 예약을 위해 접수 시작을 기다렸던 이모(30)씨는 "앞선 사전예약이 너무 빨리 마감이 돼 이번엔 예약 시작 시간에 맞춰 접속을 시도했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예약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니 너무 불합리하다"고 황당해했다. 

정부는 예약 시간 이전에 접속한 사례도 예약으로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관계자는 15일 브리핑에서 "사전예약 준비과정 중에 예약경로를 완벽하게 진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다"면서도 "이 예약은 선착순의 개념이 아니고, 접종 예약을 우선적으로 진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득도 그렇게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어서 이런 식으로 예약이 된 경우 유효한 것으로 일단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식 예약 오픈 전 별도 페이지라고, 시스템 보안이나 점검을 위한 시간을 1시간30분 정도 진행을 했는데 사전에 이 주소 정보를 갖고 접속을 하면 예약이 되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사전 예약 때마다 접속 사이트가 마비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예약 시간 이전 우회접속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우선적으로 진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고?"라며 "남들은 모니터 앞에서 (사전예약을 위해) 날밤 세다 출근하는데 8시 이전에 황제 예약하는 게 왜 이득이 아닌가. 이건 완전 사기"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과정도 결과도 불공정하다" "양심 있게 행동하면 늘 손해" "공항도 활짝 열고 백신 예약 뒷문도 열고 참 잘한다" "정부의 오류투성이 백신 접종 시스템을 믿을 수 있는 건가" 등 반응을 보였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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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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