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 채용 대가로 19억원 챙긴 평택 사학재단 적발

정교사 채용 대가로 19억원 챙긴 평택 사학재단 적발

기사승인 2021-07-20 14:02:21

[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정교사 채용 대가로 기간제 교사들로부터 수십 억원을 받아 챙긴 사학재단 관계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교사와 부모 등 26명으로부터 18억8000여만 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평택의 한 사학재단 관계자 10명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이중 범행을 주도한 이사장 아들이자 재단소속 학교 행정실장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정교사 시험에 부정합격한 기간제 교사 21명과 교사 부모 5명 등 26명은 배임수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 치러진 이 재단 소속 학교 정규직 교사 채용시험 과정에서 돈을 받고 문제와 시험지를 특정 응시자들에게 사전 유출해 13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함께 구속된 정교사 2명에게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낼 수 있는 기간제 교사들을 모집토록 한 뒤 이들에게 채용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 미리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수법으로 2015년부터 정교사 채용 빌미로 돈을 받아온 이사장 등은 2016년부터 이들을 자체 채용코자 했으나 경기도교육청의 반대로 매년 무산됐다. 그럼에도 2020년까지 계속 채용 희망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결국 채용을 독촉하는 내정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자 교육청 지침을 무시하고 2020학년도 정교사 자체 채용을 강행했다. 

이에 교육청은 이 재단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 감사결과 최종 합격자 13명의 시험 평균점수가 나머지 응시자보다 월등히 높은 점,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합격자 1명의 경우 전체 25문제 중 17문제의 풀이과정이 시험지에 전혀 없는 점 등을 확인한 뒤 교육청은 지난해 5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A씨 등이 기간제 교사 1명당 6000만∼1억1000만 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해 모두 18억8000여만 원을 받았고, 정교사 2명은 일부 기간제 교사가 낸 학교발전기금까지 빼돌린 사실 등을 추가로 밝혀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사학비리에 대한 엄중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예방정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2022학년도부터 사립교원도 공립교원과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통해 임용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또한 사학법인이 도교육청과 협의되지 않은 사립교원을 신규채용할 경우 재정결함보조금에서 지원되는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고, 교원채용 비리와 연루된 법인 임원에 대해서는 임원 승인취소는 물론 관계기관에 고발조치를 하는 등 사학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시행한다. 

bigman@kukinews.com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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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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