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평론가 위근우는 '인플루언서' 콘셉트로 자신을 '까치블리'라고 소개하며 누리꾼과 소통하고 있는 유세윤을 향해 "여성 혐오적 정서"라며 비판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보기 불편했다"며 공감한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풍자 개그" "재미있다"고 맞섰다.
20일 온라인상에서는 유세윤의 여성 인플루언서 패러디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세윤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플루언서 모방 부캐인 까치블리로 활동 중이다. 호텔 창가에서 가운만 걸치고 사진을 찍거나 크롭티를 입고 바지를 늘려 거울셀카를 찍는 식이다.
앞서 위근우는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세윤의 부캐 까치블리를 언급하며 "이게 재미있나. 나는 조금도 재밌지 않다. 왜냐하면 이 개그는 풍자라기에는 너무나 안전하고 쉬운 길로 가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몸매 노출하는 거로 인스타에서 쉽게 돈 버는 된장녀들'이라는 굉장히 때리기 쉽고, 다들 욕하고 싶어 하는 대상을 골라 비웃는 것뿐"이라며 "여기에 개그로서 어떤 기발함이 있고 풍자로서 어떤 기개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인스타팔이 계정이 무결한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흠결 있는 여성을 붙잡아 조리돌림하는 게 국민스포츠인 나라에서 이미 다들 흉 보고 싶어하고 또 흉봐도 논란되지 않을 만만한 대상을 콕 집어 때리는 걸 포격의 동참으로 보지 않을 이유가 있나"라고도 했다.
위근우는 "노출을 상품화하는 여성을 비난하고 싶다면 그런 노출 계정을 골라 팔로잉하는 남자들부터 비웃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유세윤의 이번 개그가 직접적 여성혐오까진 아니라해도 여성혐오적 정서에 기대거나 자극해 웃음을 유도하는 개그"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옹달샘 팟캐스트 여혐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그때 잘못했으니 평생 욕먹고 방송에 못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했다면 흔한 여성혐오 개그, 약자 비하 개그를 벗어나 더 새롭고 건강한 웃음을 시도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 글은 이날 오후 3시20분 기준 3만5603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댓글 반응도 그의 주장에 공감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한 누리꾼은 "요즘 핫하다며 짤(사진)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닐 때마다 '이게 재밌나'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저 조롱하는 거로밖에 안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단순히 인스타팔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여자가 만만하니까 건드리는 거로밖에 안 보였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굳이 저런 걸 웃음 소재로 사용해서 뭘 얻으려는 건지' '안 웃기고 불편했다' '재미도 없고 불쾌했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반면 일각에선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까치블리가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까는 게 아니라 공감개그 아닌가. 왜 여혐이라 그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정작 인싸들은 본인이 저격당했다면서 유세윤 태그 걸고 재밌어하는데 저런 감성을 모르고 혐오라고만 보는 듯"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누리꾼들은 "팔로우하는 게 왜 죄인가" "재밌기만 하다" "유세윤은 오히려 더 좋아할 듯"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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