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비은행계열사 인수 효과 및 이자이익 증대 등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 여기에 오는 하반기 실적은 일회성 요인들도 편입될 예정이라 우리금융의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1조41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반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이 중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 영업수익은 2분기에 사상 최초 분기 2조원을 초과 달성하며 상반기에 4조43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이번 실적은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은행·비은행사’ 시너지 있다
우리금융의 호실적 배경은 비금융계열사 영입 등의 시너지 확대로 지주전환 효과가 본격화되고 우리은행의 수익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호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에 큰 기여를 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1조27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전년동기 대비 88.7%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른 지주 순이익 기여도는 82% 수준이다.
이같은 우리은행의 약진은 순이자마진(NIM)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NIM은 지난해 동기 대비 0.03%p 상승한 1.37%을 기록했다. 여기에 저비용성 예금은 2019년 6월 말 93조8178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116조3578억원, 올 6월 말 137조149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실탄 확보까지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대출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년말 대비 4.4% 성장하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됐다. 여기에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0% 증가한 3조3226억원을 시현했다.
그간 타 금융지주 대비 약세를 보였던 비금융계열사들의 호실적도 지주에 좋은 영향을 줬다. 비은행계열사인 우리카드는 상반기 12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은 각각 825억원, 4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자신감…“하반기 호실적 이어질 것”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우리금융은 하반기에도 자신감을 내비췄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저비용성 예금 증가 등 자산을 확보한 만큼 이자이익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비이자이익 역시 큰 변화가 없는 한 현재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상반기에 없던 케이뱅크와 금호타이어 등 일회성 요인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케이뱅크 지분 평가액 상승분은 이번 상반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3분기께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설립 초기부터 참여한 주요 주주로, 현재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율은 12.7%로 2대 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 5월 보통주 한 주당 1628원이었지만 이번 유상증자에서 주당 6500원을 인정받았다. 만약 지분 가치 상승을 인정한다면 지분법이익에 따라 우리은행은 600~650억원 정도의 추가 순이익을 더 올리게 되는 셈이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흑자 전환도 우리금융 입장에선 호재다. 현재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충당금으로 약 1000억원을 쌓아놨다. 만약 금호타이어의 영업 호전이 이어진다면 내년 충당금 일부를 환입하고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실적이 쾌속질주를 이어가면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하반기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강화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재무부문 이성욱 전무는 “상반기 실적은 일회성 효과가 아닌 견조한 수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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