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점프 거부한 말 때문에 0점… 근대5종은 왜 무작위로 말을 고를까?

[올림픽] 점프 거부한 말 때문에 0점… 근대5종은 왜 무작위로 말을 고를까?

기사승인 2021-08-08 08:00:02
울면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근대5종 아니카 슐로이. 로이터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장애물 넘기를 거부한 말 때문에 올림픽 메달이 날아간 선수가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아니카 슐로이(31·독일)는 경기 도중 눈물을 쏟았다. 2016년 리우 대회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4위를 차지한 슐로이는 이번 대회에서는 수영(24위)과 펜싱에서 중간합계 551점을 받아 선두로 치고 나서면서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의 꿈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6일 승마 종목에서 메달의 꿈이 산산이 깨졌다.

근대5종의 승마는 추첨을 통해 배정된 말과 함께 경기를 치러야 한다. 때문에 20분 남짓한 짧은 시간 안에 말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슐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만난 ‘세인트 보이’라는 이름의 말과 인연이 없었다. 세인트보이는 슐로이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고, 장애물 앞에서 잇달아 멈추는 사고를 냈다. 슐로이가 눈물을 쏟아내며 다독였지만 결국 장애물 넘기를 거부한 세인트 보이 때문에 0점을 받았다. 슐로이는 승마에서 점수를 챙기지 못해 순위기 곤두박질쳤고, 31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렇다면 근대5종에선 왜 무작위로 말을 골라 경기를 치를까?

근대5종은 수영, 펜싱, 승마, 육상, 사격으로 구성된다. 현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이 전쟁 중 군령을 전하기 위하여 적진을 돌파한 나폴레옹 부하의 영웅담을 바탕으로, 근접한 적은 칼로 제압하고(펜싱), 강을 헤엄쳐 건너(수영), 적의 말을 빼앗아 타고(승마), 먼 거리의 적은 총으로 제압하면서(사격), 달려서 적진을 돌파하는(크로스컨트리)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적의 말을 빼앗아 타는 것’이 승마 종목의 콘셉트이기 때문에 추첨을 통해 말이 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종종 아찔한 사고도 벌어진다. 한국 선수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한 황우진이, 말 ‘오스카’가 흥분하면서 낙마 사고를 겪은 바 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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