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위원 빠진 금통위 그래도 ‘금리 인상’

고승범 위원 빠진 금통위 그래도 ‘금리 인상’

7월 금통위 회의서 대부분 기준금리 인상 필요 공감
이주열 한은 총재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

기사승인 2021-08-11 06:10:0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진행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달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가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에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적 행보를 보였던 고 후보가 불참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금통위원들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일치하는 만큼 8월 기준금리는 인상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금통위는 6명의 금통위원들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가 금통위 위원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금융위원장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금통위는 7인의 금통위원 중 5인 이상이면 회의를 개최할 수 있기 때문에 6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금통위 당시 신규 선임된 조윤제 위원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가 길어지면서 조윤제 위원을 제외한 6인의 위원만으로 금통위가 개최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고승범 후보자가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은이 공개한 제14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지난 7월 진행된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 금통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금과 같은 예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논의됐던 바와 같이 수개월 내 완화 정도의 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가 8월 금통위에 불참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다른 위원도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조정될 경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지만,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전문가들도 8월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발간하며 “한은이 이달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는 “8월 중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해져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오는 10월 또는 1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8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지도부가 8월 금리인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토대로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종전보다 앞당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의 불확실성과 그 영향이 8월 금리 인상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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