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자은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당초 3월 예정됐던 공판은 검사와 변호사 측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 기일 변경을 거쳐 5개월 만에 열렸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6월 4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 총수 일가 3인을 포함해 도석구 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대표 등 총 6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06년부터 약 14년 동안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이른바 '통행세'를 챙기는 수법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LS그룹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LS글로벌은 계열사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매 법인”이라며, “거래물량은 거래 조건의 핵심 요소로 물량 통합만으로도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가격을 알 수 없는데 과도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LS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던 LS글로벌에 부당한 이득을 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련 사건을 담당했던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양측은 지난달 행정소송의 판결에 대해서도 생각의 차이를 보였다. 변호인 측은 행정소송에서의 원고 일부 승소 사실을 언급하면서 행정법원이 정상가격 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 반면, 검찰은 행정법원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현저성을 인정했다고 봤다.
한편, 다음 공판 기일은 내달 28일 열린다.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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