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다 올랐다…오뚜기‧농심 이어 삼양‧팔도 가격 인상

라면값 다 올랐다…오뚜기‧농심 이어 삼양‧팔도 가격 인상

평균 인상률 팔도 7.8%, 삼양 6.9%, 오뚜기 11.9%, 농심 6.8%

기사승인 2021-08-13 12:00:47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지난달 라면 가격 인상을 발표했던 오뚜기와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과 팔도가 오는 9월1일부터 라면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라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대열에 합류했다.

팔도는 13일 모든 라면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고 밝혔다. 팔도는 전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9년2개월만이라고 설명했다.

9월1일부터 적용되는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으로 팔도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 등이다. 다만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제조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가격인상을 최대한 미뤄왔다. 앞으로 더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으로 소비자 사랑에 보답 하겠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13일 불닭볶음면 등 13개 라면 제품에 대한 권장 소비자 가격 평균 6.9% 인상을 결정했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4년 4개월만이다.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1050원에서 1150원으로 인상된다. 삼양라면도 810원에서 860원으로 오른다. 이외 제품의 인상금액은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등은 50원,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은 100원이다.

회사 측은 “라면이 대표 서민 식품인 만큼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감내하고자 했지만 지속되는 인건비, 물류비 등의 제반 비용 상승과 팜유, 밀가루, 수프 등 원재료비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오뚜기와 농심이 라면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가장 먼저 가격인상에 나선 오뚜기는 지난달 15일 평균 11.9% 인상된 가격을 8월1일부터 제품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오뚜기의 가격 인상은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이다.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올랐다.

오뚜기는 “라면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설비 자동화, 원료 및 포장재 등의 원가 절감, 유틸리티 비용 절감 등 제품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전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08년 4월 라면 가격 인상 이후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 왔다. 

하지만 회사 측은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가격 인상을 통해 단순히 원가 개선 목적만이 아닌, 설비 투자 및 인원 충원 등을 통해 보다 좋은 품질개발과 생산으로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농심도 지난달 29일 라면 가격 평균 6.8% 인상을 선언했다. 농심은 이달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면서, 가격 인상은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라고 설명했다.

인상폭은 출고가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회사 측은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상이할 수 있다.

연합뉴스
라면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은 꾸준히 상승한 원재료 가격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물류비 등도 꾸준히 상승했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FIS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17년 5월 1톤당 158달러(한화 약 17만6700원)에서 지난 6월 260달러(29만760원)으로 올랐다. 4년 만에 100달러 가량 상가격이 상승했다. 

라면 원재료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팜유도 같은 달 최고치를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기준 팜유 선물 가격이 이달 초 톤당 961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1년 8월 이후 최고가라고 전했다.

라면업계는 ‘라면은 서민 음식’이라는 인식에 지속적으로 오른 원재료 가격 부담을 떠앉고 있었다. 대표 서민 음식임에도 원재료 비용 상승을 이유로 업계가 가격을 일시에 올리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는 생산 효율화 등 원가절감 노력에도 더는 가격 인상을 미룰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인상에 나선 업계의 공식 입장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묻어난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 인상과 관련해 “지난 2008년 라면 제품군 가격을 인상한 이래 2010년에는 서민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라면 제품군 가격을 최대 6.7% 전격 인하한 바 있다”면서 “이후 가격 인상 을 하지 않고 2021년 현재까지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 라면이 지금까지 좋은 품질과 가격적 혜택을 제공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가격은 물론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농심도 가격 인상 당시 “라면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며 원가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이 누적되어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농심 관계자는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 더 좋은 맛과 품질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이날 가격 인상 발표 자료를 통해 “라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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