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예고한 토트넘, 문제는 케인

변화 예고한 토트넘, 문제는 케인

기사승인 2021-08-13 15:02:01
토트넘 훗스퍼의 손흥민. 사진=로이터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토트넘 홋스퍼가 올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토트넘에게 2020~2021시즌은 악몽이었다. 리그에서는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다가 후반기에 동력을 잃으면서 리그를 7위로 마감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16강에서 크로아티아의 디나모 자그레브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탈락했다.

이외에도 자국리그 컵대회인 FA컵에선 에버턴에게 16강에서 패했으며, 카라바오컵은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결국 시즌이 끝나기 직전 ‘엑소더스’ 조짐이 보였다. 팀을 이끌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카라바오컵 결승전이 열리기 3일 전 경질됐고, 팀의 주포인 해리 케인은 시즌이 끝나고 팀에 이적을 요청했다.

위기에 빠진 토트넘은 차기 시즌을 취해 기반을 새로 마련했다.

토트넘은 지난 6월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2008년 데미안 코몰리 단장이 토트넘에서 떠난 이후 다니엘 레비 회장이 구단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축구인 출신 행정가가 토트넘의 전력 보강 작업을 책임져야만 팀의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결국 토트넘은 단장직을 부활시켰다.

파라티치 단장은 삼프도리아에서 스카우터로 시작해 유벤투스 수석 스카우터를 맡을 정도로 선수를 관찰하는데 뛰어난 안목을 자랑했다. 이후 유벤투스 단장으로 부임해 능력을 인정 받았다. 과거 유벤투스의 부흥기를 이끄는 데 크게 일조했다.

파라티치 단장은 토트넘 합류 직후 빠르게 팀을 개편하기 시작했다. 신임 감독 선임에 애를 먹던 토트넘은 파라티치 단장 주도하에 울버햄튼에서 팀을 이끌던 누누 산투 감독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적시장에서도 과감한 모습을 보여줬다. 에릭 라멜라, 후안 포이스, 토비 알더베이럴트, 대니 로즈, 파울로 가자니가, 조 하트 등을 내보내면서 전력 외 자원들을 내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난 시즌에 22골 1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손흥민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어 스페인 유망주 브리안 힐을 비롯해 피에를루이지 골리니와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강화했다. 필요한 포지션에 촉망받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팀들과 맞붙은 프리시즌에서도 3승 2패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토트넘 훗스퍼의 공격수 해리 케인. 사진=로이터 연합
하지만 불안요소도 남아있다. 이적을 요구했던 케인의 거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케인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35경기를 뛰면서 23골 14도움으로 득점왕과 도움왕에 동시에 오르는 등 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자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하면서 이적을 결심했다.

케인의 거취는 최근 미궁으로 빠졌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토트넘에게 1억 파운드(약 1600억원)의 이적료를 제안했으나 토트넘은 이를 거절했다. 레비 회장은 1억5000만 파운드(약 24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케인이 토트넘 훈련장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서, 그와 구단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양측의 입장은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까지도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리그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케인도 일단 토트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케인이 복귀한다면 토트넘은 향후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토트넘은 케인 없이 프리 시즌을 준비했다. 프리 시즌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손흥민을 배치하는 등 많은 전술을 실험했다. 케인이 만일 복귀한다면 손흥민을 에전처럼 측면 포워드로 기용해야 할 수 있다.

추가 보강도 미비한 상황이다. 이적시장 초반에 거론되던 일본 센터백 도미야스 다케히로와의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근 들어 토미야스의 볼로냐 잔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멀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토트넘의 핵심 타깃이었던 스트라이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인터 밀란 잔류를 선언했다. 이밖에 호셈 아우아르(리옹), 두산 블라호비치(피오렌티나) 등이 영입군에 올라있지만 이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외신들도 토트넘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차기 시즌 순위 예측에서 토트넘을 6위로 두며 “토트넘에는 손흥민과 같은 월드클래스 재능을 갖춘 선수가 남아 있다. 하지만 팀 전술의 핵심인 케인이 떠난다면 누가 대체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그가 남는다면, 6위는 다소 비관적인 예측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지 않는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토트넘의예상 순위를 7위로 내놓았다.

토트넘은 오는 16일 오전 0시 30분 홈구장인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1~2022 시즌 EPL 1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최근 3년간 부진을 딛고 토트넘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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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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