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25라운드 성남 FC와 홈경기에서 1대 2로 패배했다. 성남의 수비수 리차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수원은 후반 9분 니콜라오가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후반 43분 뮬리치의 벼락같은 슈팅에 결승골을 내줬고, 결국 역전패를 허용했다.
지난 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면서 3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후반기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있다. 6위권과 승점 3점 차이로 추격을 허용하며 상위 스플릿 잔류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후반기 시작 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수원이다. 지난 시즌 리그 8위에 그쳤던 수원은 19라운드까지 9승 6무 4패(승점 33점)으로 리그 2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약 한 달간의 휴식기를 보낸 수원은 다른 상위권팀들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었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등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러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왔다. 반면 수원은 경기 없이 국내에서 한 달간 긴 휴식기로 체력 보충과 조직력을 다질 수 있었다.
여기에 과거 수원에서 맹활약을 펼친 권창훈이 4년 4개월간의 유럽 생활을 마무리 하고 친정팀에 복귀했다. 후반기에도 울산과 전북을 위협할 대항마로 손꼽혔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하고 수원은 추락했다. 후반기 시작 후 리그 5경기 동안 1무 4패에 그치면서 승점을 단 1점 밖에 추가하질 못했다. 울산과 전북이 꾸준히 승점을 쌓으면서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졌다. FA컵까지 포함한다면 1무 5패다.
가장 큰 문제점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다. 올 시즌 6골 1도움을 기록하던 김건희가 후반기를 앞두고 인대를 다쳤다. 여기에 탈장 증세까지 겹치면서 복귀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수비수인 양상민도 재차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당분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승범의 이탈도 치명적이다. 전반기에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다했던 고승범이 지난 6월 김천 상무에 입대했다. 고승범이 입대 한 이후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미드필더와 최전방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내질 못하고 있다.
고승범의 빈자리를 권창훈이 대신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다. ‘2020 도쿄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차출돼 뒤늦게 팀에 합류한 권창훈은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기동력도 실종됐다. 올 시즌 수원의 공격의 키워드는 역습이었다. 수비에서 웅크리다가 한 순간에 역습으로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른 팀이었는데 후반기부터 기동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외국 선수들도 큰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핵심 수비수였던 헨리는 올해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전이 들쑥날쑥하다. 전반기 막바지 폼을 끌어올린 제리치는 후반기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 영입된 니콜라오는 아직까지 K리그에 완전히 적응하질 못한 모습이다.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리그 선두인 울산, 수원FC, 포항 스틸러스 등을 차례로 만난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의 전술에 대해 잘 맞았고 그 부분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전술 변화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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