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 몰락 위기 온 서울·수원

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 몰락 위기 온 서울·수원

기사승인 2021-08-23 17:04:10
FC 서울의 기성용.   프로축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올해도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두 팀의 리그 우승 횟수는 합해서 10회(서울 6회, 수원 4회)에 이른다. 프로축구연맹은 두 팀의 경기를 리그 차원에서 ‘슈퍼 매치’라는 별도의 브랜드로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두 팀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 모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쇠퇴기를 겪었다. 서울은 2018년에 승강전을 치르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해에는 두 팀 모두 하위권 스플릿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이는 K리그에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처음 있던 일이다. 명문 구단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두 팀은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올 시즌에 돌입했다. 서울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2020시즌에 승격팀 광주FC를 상위 스플릿으로 이끈 박진섭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나상호, 팔로세비치, 박정빈 등 검증된 자원들을 영입하면서 상위권을 목표로 시즌에 돌입했다.

지난해 막바지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보인 수원은 박건하 감독 체제에서 조직력 강화에 나섰다. 제리치를 비롯해 외국 선수 영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팀은 시즌 초반 기대에 부응했다. 서울은 5경기에서 3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기성용과 나상호의 콤비 플레이를 내세워 승점을 쌓았다. 수원은 산하 유스클럽인 매탄고 출신의 정상빈, 강현묵, 김태환 등 유망주들을 대거 기용해 ‘매탄 소년단’ 신드롬을 일으켰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양강 구도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먼저 무너진 구단은 서울이었다. 3월까지 전승 가도를 달리던 서울은 4월부터 6월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등 깊은 부진에 빠졌다. 11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면서 3위에서 10위까지 추락했다.

서울은 후반기를 앞두고 대규모 영입에 나섰다. 브라질의 장신 공격수 가브리엘 바르보사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지동원을 영입했다. 여기에 K리그에서 3년 가까이 뛴 미드필더 코너 채프먼까지 데려오면서 후반기 반등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기 재개 후 2승 2무 3패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내면서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경기력은 전반기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 25일에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5라운드 경기에선 2대 2로 박빙인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잡을 수 있는 경기도 놓쳤다.

지난 22일 울산과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는 수원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기를 2위로 마친 수원은 후반기에 완전히 무너졌다. 6경기에서 1무 5패를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순위도 2위에서 5위(승점 34점)까지 추락했다.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대구와 승점이 같고, 파이널 B로 내려가게 되는 7위 인천 유나이티드에는 겨우 1점 앞서 있는 등 이젠 하위권 추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부상에 발목이 붙잡힌 수원이다. 팀 내 최고 득점을 올리고 있는 김건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정상빈마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향후 공격진 구성에 애먹을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뼈아프다. 야심차게 영입한 제리치는 이전만 못한 모습이며, 니콜라오는 아직까지 K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던 점이 뼈아프다. 해외에서 활약하던 권창훈과 상무에서 전세진이 전역했지만, 보강이 절실했던 측면 수비수 영입을 실패했다. 이로 인해 기존 자원인 이기제와 김태환의 출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반기에 비해 압박 강도가 줄어들었고, 경기 막바지에 실점하는 패턴이 계속해 연출되고 있다.

남은 경기도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라 반등도 힘들어 보인다. 서울은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를 차례로 만난다. 수원 역시 수원FC, 포항 스틸러스 등 중상위권을 만난 뒤에 전북을 상대한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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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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