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과 이웃 될 수 있을까…풀어야 할 숙제는 

아프간 난민과 이웃 될 수 있을까…풀어야 할 숙제는 

정치권 "한국에 협력한 난민 400여명 책임져야"

기사승인 2021-08-23 16:54:18
워싱턴DC 외곽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2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챈틸리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아프가니스탄(아프간) 난민을 한국에서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이에 반대하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 미국 정부가 아프간 난민을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에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측은 “아직 아무런 지시가 없다”면서 “지시가 내려오면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는 대사관 이상의 주재권이 인정된다. 대한민국의 법률과 사법 영향력이 일부 미치지 않는다. 

국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아프간 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등 106개 단체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 난민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과 관련 기관에서 일했던 현지인·가족 보호 △아프간 난민에 대한 특별 보호 조치 △아프간의 평화 정착과 인권보장, 여성·난민 보호를 위한 외교적 노력 등이다. 

이들 단체는 “한국은 지난 2002년 동의·다산 부대, 2010년 지방재건팀과 오쉬노 부대 등을 아프간에 파견했다”며 “아프간의 참담한 상황에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난민 보호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책 마련과 평화 정착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한국에 협력한 아프간 난민 400여명을 책임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병원과 학교 건설 프로젝트 등 한국 주도 재건 사업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이 탈레반에 의해 ‘부역자’로 취급돼 목숨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와 같은당 대선 예비 후보인 박용진 의원뿐만 아니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이 아프간 난민을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만 온라인 등에서 반발이 거세다.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히 높다. 지난 2018년 제주도에 무비자로 입국하는 예멘 난민수가 급증하자 수용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의 추방을 요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가 인종차별적 내용을 이유로 삭제됐다. 아프간 난민 관련 기사에는 “절대 받아주면 안 된다” “테러범이라도 몰래 들어오면 골치 아파진다” “동의한다는 사람 집으로 보내야 한다” 등 날 선 댓글이 달리고 있다.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난민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외국인과 한국인의 범죄율을 살펴보면 외국인 범죄율이 훨씬 낮지만 언론에는 자극적인 부분만 부각된다”며 “실제로 난민을 접하다보면 우리와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법상 난민협약에 가입돼 있다”며 “최근 유엔난민기구에서 아프간 상황을 우려하며 국제적 보호를 요청했다. 한국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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