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30일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현재보다 더 견고한 재질로 전자발찌를 제작하기로 했다. 전자발찌는 그동안 6차례에 걸쳐 재질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매년 훼손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13명이 전자발찌를 끊었다. 이 중 2명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전자발찌 훼손자들은 대체로 훼손 시도 전 준수사항을 위반하는 등의 징후를 보여 이를 신속히 처벌하는 방안이 있고, 경보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면서도 “다만 경보 민감도를 높이면 그만큼 오경보가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잘 조화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또 전자발찌 부착자가 발찌를 끊고 도주한 경우 신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경찰과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상자의 범죄전력 등 경찰과 공유하는 정보 범위를 넓히고, 위치정보를 공동 모니터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현재 서울 25개 구 중 11개 구(강남, 강서, 구로, 도봉, 동작, 마포, 서대문, 서초, 성동, 양천, 은평)와 협약을 맺고 CCTV와 위치추적 정보를 연계해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구의 경우 위반 사항이 발생하면 보호관찰소에서 지방자치단체별 관제센터를 방문해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다.
예산 충원도 협의 중이다. 윤 국장은 “최근 5년간 전자감독 관련 업무인력이 217명정도 증원됐고 전자감독 업무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예산 부처에서도 인식하고 있다”며 “인력충원과 예산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재범 위험성을 세밀히 평가해 그 정도에 따라 지도·감독을 차별화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범죄 전력·수법 외 생업 종사 여부, 준수 사항 이행 정도 등을 고려해 수시로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자감독 준수 사항을 위반한 경우 처벌 수위도 높일 예정이다.
윤 국장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전자감독 대상자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하고 “전자감독제도가 획기적으로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예산상·인원상, 또 우리 내부의 조직문화 변화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자발찌 착용자인 강모(56)씨는 지난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다. 그는 도주 전후로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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