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상승·규제 강화…서민들 ‘이중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상승·규제 강화…서민들 ‘이중고’

예·적금 등 안전자산 선호로 시중은행 수신고 ‘쑥’
오는 10월부터 주담대 금리 상승 예정…신용대출은 즉각 반영될 수도

기사승인 2021-09-01 06:22:01
사진=조계원 기자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당장 이번주부터 예·적금을 비롯한 수신상품들과 대출상품들의 금리가 올라가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은 그간 투자를 위해 풀은 자금들을 예적금으로 이동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25%p 올린 0.75%로 결정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이미 발빠르게 금리를 인상한 곳도 나타났다.

예·적금 금리인상에 은행 수신고 ‘쑥’…‘안전자산’ 매력도↑

지난 28일 케이뱅크는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0.2%p 올린데 이어 신한은행은 30일 예·적금 금리를 0.2~0.3%p 씩 일괄적으로 상향했다. NH농협은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저 0.05%p에서 0.25%p 올린다는 계획이며,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 예·적금 금리를 올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면서 그간 시중에 풀렸던 자금들이 다시 은행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연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한 번 더 시사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안전자산’의 매력이 올라간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7일 기준 659조5362억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25일 654조8078억원과 비교해 이틀 만에 4조7284억원 늘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큰 변동이 없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입이 증가한 것. 실제 17일과 비교하면 열흘 만에 10조7393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열풍이 불던 주식시장의 오름새가 둔화되면서 투자 자금들이 안전한 투자상품인 예·적금으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다음달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수신자산의 증가폭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인상에 서민들 ‘한숨’…대출문턱도 오르는 ‘이중고’ 맞닥

기준금리 인상은 그간 외면받던 수신상품의 ‘재발견’을 가져왔지만, 이와 함께 대출상품들의 금리도 일괄 상승하면서 대출 차주들의 한 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는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이중고’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을 기점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의 금리가 즉각 반영된 것은 아니다. 9월에 오르는 시중은행의 여신금리는 10월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월에 새로 나가는 주택담보대출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여기에 2%대 대출상품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62∼4.13%로 집계됐는데 기준금리 인상분인 0.25%p가 반영될 경우 2% 후반을 넘어서고, 오는 10월 추가적인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올해 내에 주담대 상품들의 평균 최저금리는 3%대를 넘어서게 되는 것.

또한 신용대출 상품은 대다수의 기준 금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마다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인데다 금리가 매일 바뀌는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므로 대출금리가 비교적 빨리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대출문턱은 더 높아지게 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수요를 막기 위해 관리를 강화한데 이어 시중은행들도 우대사항들을 없애거나 대출한도를 낮추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9월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하나·우리·신한은행이 대출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으며, 국민은행도 9월 중 동일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NH농협은행은 오는 3분기까지 신규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예고된 만큼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대출문턱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지 최근 대출에 관한 문의를 하는 고객들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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