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는 지난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마요르카의 선수가 됐다. 2025년 6월까지 4년 계약을 맺었다”고 이적을 발표했다.
2011년 10살의 어린 나이에 발렌시아 산하 유스팀에 입단한 이강인은 2018년 10월 국왕컵을 통해 데뷔하면서 한국인 최연소 유럽 1부리그 출전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2019년에는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하면서 창창한 미래가 예고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3시즌 동안 고작 62경기에 출전하는 데 불과했고, 출전 시간도 약 42분으로 상당히 적었다. 이마저도 선발보다 벤치에서 교체 출전(38경기)한 경우가 더 많다.
뛰어난 공 간수 능력과 넓은 시야, 정확한 킥과 창의적인 패스까지. 이강인의 타고난 능력을 의심하는 이들은 많이 없었다. 그러나 부족한 수비 가담력과 스피드, 활동량 등은 아쉬웠다. 그를 제대로 활용하기가 까다롭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여기에 발렌시아가 지난 25일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르쿠스 안드레(25)를 영입하면서 발렌시아에는 비유럽 선수가 4명이 됐다. 스페인 라리가는 비유럽 선수를 최대 3명까지 1군에 보유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이강인의 이적설에 무게가 실렸다.
결국 발렌시아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음에도 이강인을 자유계약(FA)으로 풀어줬다. 마요르카는 이적료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이강인을 데려올 수 있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10년이 넘는 동행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이강인이 출전 보장을 위해 마요르카로 둥지를 새로 텄지만 당장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강인의 주요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다니 로드리게스(34)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 8골 5도움을 올려 팀의 1부 승격을 이끈 그는 올 시즌엔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패스와 탈압박 능력이 좋은 이강인과 달리 활동량에 강점이 있다. 다만 로드리게스의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구단도 이강인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측면도 만만치 않다. 동갑내기 라이벌인 쿠보 타케후사가 오른쪽 윙어 포지션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왼쪽에는 조르디 음불라가 있다. 두 선수 모두 구단이 기대하는 유망주인만큼 이강인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강인에겐 낯설었던 4-4-2 전형을 주로 활용했던 발렌시아와 달리 마요르카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중점을 둔 4-2-3-1, 4-3-3 등을 활용하고 있어 더 좋은 활약을 펼치기 좋은 환경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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