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LG전자와 GS건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피해보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피해자인 소비자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이모씨(62·여)는 GS건설이 시공한 스프링카운티자이 아파트에 최근 입주했다. GS건설은 LG전자 에어컨을 이 아파트에 설치했고, 지난 7월 말 이씨는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자 AS를 신청했다.

GS건설은 설치업체를 통해 에어컨 실외기에 냉매를 주입하려 했으나 실패해 결국 LG전자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3일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냉매주입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결국 이들 회사는 실외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실외기를 교체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냉매가스를 흡입해 구토, 두통, 변비, 발진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그날 이후 불면증과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입원치료 기간 중 사업체 운영을 하지 못해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진단서를 이들 회사에 제출했다. 그러나 LG전자와 GS건설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피해보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측은 실외기에 냉매가스 주입 중 가스가 누출됐기 때문에 가스를 주입한 GS건설에, GS건설 측은 실외기에 문제가 있어 가스 주입이 안 됐기 때문에 실외기를 만든 LG전자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냉매가스 주입은 일상적인 작업으로 일반적으로 냉매가스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다"면서 "가스흡입 때문이라면 피해보상 책임은 가스를 누출시킨 GS건설 측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GS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시공사로서 도의상 적절한 피해를 보상할 생각은 있다. 하지만 병원비 이외의 보상에 대해선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에어컨 실외기 자체의 문제라면 LG전자의 책임이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 이씨는 "그날 이후 불안해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의사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다"면서 "무엇보다 지금 더 힘든 것은 이들 회사가 나를 돈이나 뜯어내려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 같은 모멸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외기가 문제 있는 것으로 결론내고 교체했으면서 피해보상에 손을 놓고 있는 LG전자는 참으로 뻔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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