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그간 긴 잠에 빠졌던 ‘금리 노마드족’들이 일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상품들의 금리가 큰 폭으로 낮아졌지만, 약 2년만에 인상으로 수신상품의 금리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것.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일제히 수신금리를 올리며 금융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인상 완료…‘연 10%대 적금상품’ 재 등장
가장 먼저 수신상품의 금리를 올린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인 지난 28일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0.2%p 인상했다.
5대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를 모두 올렸다. 신한은행은 30일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0.25~0.30%p 높였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각각 0.1~0.3%p, 0.05~0.35% 씩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5%~0.4%p 인상했으며, 정기적금은 0.2%~0.25%p 올렸다. MMDA(단기저축성예금)는 0.05%p에서 0.1%p 인상폭을 결정했다.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같은날 예·적금 금리를 연 0.1~0.3%p 올렸다. 정기예금은 최고 연 0.2%p, 정기적금은 최고 연 0.3%p 올렸다.
기본 수신금리가 오른데 이어 그간 도통 찾아볼 수 없던 ‘고금리 특판’ 상품들도 다시 나타났다. 우리종합금융은 최고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하이정기적금’을 선착순 2만명 특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 2.0%의 기본금리에 최고 8.0%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케이뱅크의 경우 우리카드와 제휴한 ‘핫딜적금x우리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기본금리 연 1.80%에 카드 사용 실적과 마케팅 활용 동의여부에 따라 우대금리 최고 연 8.20%를 적용해 연 10% 금리를 제공한다. 금액은 1만원 이상 20만원 이하로, 모든 조건을 충족했을 시 1년 후 만기금액은 약 253만원을 받게 된다.
2금융권 “은행보다 더 많이”…최대 연 2.6% 예금도
시중은행에 이어 2금융권도 잇달아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특히 수신금액 관리가 대출 총량으로 이어지는 2금융권 특성상 시중은행들보다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금리 노마드족을 끌어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6일 기준 저축은행권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1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9년 12월 말(연 2.1%) 이후 약 1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3일부터 정기예금·자유적립예금·SBI스페셜정기예금·ISA정기예금·사이다뱅크 수신상품 등 주요 상품 금리를 일제히 연 최대 2.60%로 인상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를 기준으로 국내 저축은행 중 가장 높다.
이외에도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기준 ▲웰컴저축은행(연 2.55%) ▲모아저축은행(연 2.5%) ▲애큐온저축은행(연 2.45%) 모두 2.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저축은행에 질세라 예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은 오픈 기념 혹은 여러 조건 등을 내세워 연 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한정 유치하고 있다. 신협도 비정기적으로 특판을 통해 2% 중반대 금리를 내세우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들은 매년 1년 만기 단위의 특판 상품을 통해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특판시즌이 오는 만큼 비교적 금리가 높은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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