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윤석열 후보의 독주가 뒤집히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다만 여권 지지층의 전략적 역선택이 작용한 결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홍 후보의 지지율은 우상향 추세다. 복수의 여론조사 업체가 진행한 ‘범야권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를 앞서거나, 턱 끝까지 따라잡았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홍 후보는 28.4%를 얻었다. 윤 후보(28.6%)와의 격차를 0.2%p까지 좁혔다. 이는 한 달 새 2배가 오른 수치다. 지난 8월 조사 대비 15.1%p가 늘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할 경우 20%p대의 지지율 상승(6.8%→26.4%, 19.6%p↑)이 나타났다.
홍 후보와 윤 후보의 주요 지지층은 정치 성향에 따라 엇갈렸다.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34.1%), 열린민주당 (53.4%)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57.9%)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결국 여당 지지층에서 윤 후보가 크게 밀리는 모양새다. 홍 후보의 상승세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지지층이 추후 본선에서 자신의 정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를 밀어주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도 역선택 조짐이 보였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6~7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홍 후보는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32.6%를 얻었다. 그는 25.8%의 지지를 얻은 윤 후보와 오차범위 밖에서 큰 차이를 내며 해당 여론조사 이래 처음으로 1위를 거머쥐었다.
다만 홍 후보는 진보층(35.3%), 민주당 지지층(35.5%)에서도 높은 선호를 나타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근 홍 후보에게 표가 몰린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그중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홍 후보를 향한 일부 민주당 의원의 지지성 발언도 주목할 점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홍 후보가 유리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했고,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홍 후보가 본선에 오르면 땡큐”라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지지층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은 일시적 착시현상”이라며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김 전 실장은 “호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민주당 승리를 바라며 야당 필패 카드로 홍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민주당 추미애를 찍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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