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었던 이준석 당 대표가 지난 5월 29일,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말이다.
은행 잔고 증명서 위조, 요양 급여 부정 수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장모와 주가 조작·부당 협찬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해 여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킬 자신만의 ‘계책’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최고위원으로 “충분히 받아치고 역효과까지 상대편에게 넘길 수 있을 정도의 해법은 있다. 미리 말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미리 밝힐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현재 ‘검찰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위해 비단주머니를 풀어놓을 순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윤 전 촌장에게 제시한 첫 번째 복주머니로 “윤 후보가 여기서 발전이 있으면 정치인인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검찰총장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 대표의 답변은 지난 9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전 검찰총장이 ‘검찰 고발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매체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언론관 논란을 빚은데 서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도 법조 취재와 정치부 취재가 약간 다르다는걸 체험해 나가는 과정이다. 저도 10년 동안 맞아가며 배웠다”며 윤 전 총장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는 의미로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 표현(소수매체 폄하발언)은 잘못된 표현이 맞다. 그런데 실제로 언론관이 그렇다기 보다는 표현 과정에서 좀 실수를 한 게 아닌가 한다”고 두둔했다.
이어 “윤 후보도 지금 (고발 사주 의혹으로) 날벼락인 거다. 이해가 안가는 상황일 거다. 언론에선 대서특필하고 자신한테 해명을 요구하고 그러니 윤 후보도 난감한 상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언론에 대해 말실수 성격의 표현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무조건 마이너스”라고 전했다.
‘3개의 비단 주머니’는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일화로 촉나라의 군주 유비를 호위하는 조자룡에게, 제갈공명이 3개의 비단 주머니를 건네며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하나씩 열어보라고 일렀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얘기는 자신을 제갈공명에, 윤 전 총장은 조자룡에게 빗댄 것이다.
그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은 비단 주머니 사례로 지난 2002년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인제 후보가 장인의 좌익 활동을 문제 삼자 노 전 대통령이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고 맞받았던 것을 뜻합니다.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이냐’며 상대의 공격을 정면 돌파한 이 발언은 대선 과정 내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노 전 대통령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고 노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방식과 동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것조차도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뿐 아니라 국민의힘에 합류하려는 범야권 주자에게는 누구나 이처럼 비판 공세를 받아칠 위기 관리 능력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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