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원장이 이번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윤 전 총장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준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최 전 원장과 1시간 남짓 회동 한 뒤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이번 정치 공작 게이트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대단히 중대한 선거 개입 행위라고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공수처가 야당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대선 개입 행위로서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폭거이자 유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했다.
이어 최전 원장은 “드루킹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현 정권 사건들은 그렇게 미온적으로 지연시키더니 친여 시민단체가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수처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정치적 중립을 넘어선 정치 공작 가담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명 ‘박지원 게이트’에 대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국가 최고기관의 수장의 수상한 만남도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며 “우리 두 사람은 정권의 대선 개입 공작을 분쇄하고 국민의 열망인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월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1대1 회동을 제안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당시 윤 전 총장 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최 전 원장 제안에 “때가 되면 만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같은 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장성민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이번 의혹이 당의 리스크로 확대되어 정권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의 탈당과 후보 사퇴를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입당할 때부터 당대표와 갈등이 있었고 당에 들어와서는 의원들 줄세우기 구태정치로 말이 많더니 경선 토론회 회피 하면서 학예회만 열게 했고 이미 확정된 경선 룰 시비로 헛된 갈등만 키웠다”며 “급기야 개인 문제인 고발사주 사건을 당까지 물고 들어감으로써 당이 앞으로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어 “급조된 지지율은 거푸집이나 다름없다”며 “벽돌처럼 차근차근 쌓아 올리지 않은 지지율은 한순간의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라도 당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헤쳐 나가시오. 그게 사나이 대장부이다. 그 문제는 윤석열, 손준성, 김웅의 개인 문제이지 우리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민주당은 우리당을 공범으로 엮을려고 또 악성 프레임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오늘 대구와서 정권교체보다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그게 바로 그대인 것 같네요.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김건모씨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민 후보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전 총장, 김웅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을 삼위일체로 묶어 총공세를 펴고 있다”며 “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는 당이 입기 쉽다. 만일 당이 타격을 받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물론 국정원장 이슈는 일심협력해서 대응해야 하지만, 이제 당도 윤과 김도 서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전략적 거리두기에 나서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밝혔다.
앞서 장 후보는 또 “윤석열 전 총장보다 정권교체가 천배는 더 중요하다. 오늘 ‘국민시그널 면접’은 당에 새로운 활력을 발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당에 다이나믹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액티브한 정당이 왜 윤석열 전 총장의 개인적 의혹 등으로부터 발목이 잡혀 딜레마에 빠져야 했는지를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 후보는 “당은 더 이상 윤에게 끌려다니면 안된다. 더 이상 윤의 의혹의 덫에 걸려 있어도 안된다. 이제 윤 전 총장이 정권교체의 절대적 대안이란 미몽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이미 당내에서도 윤은 2위로 추락했다. 그는 의혹의 먼지더미가 너무 많아 대안이 될 수 없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적 이득을 본 것뿐이다. 임기말에 문이 사라지면서 윤의 지지율도 가라앉을 것이고 갈수록 그를 둘러싼 의혹이 수면위로 올라옴으로써 그의 지지율은 빠질 것”이라며 “여권에서 새롭게 이재명 지사가 등장하면서 그를 맞상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요구된다. 이제 윤 전 총장도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 스스로 거취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당은 오늘과 같은 기조로 잠들어 있는 잠재력을 깨우는 불꽃 튀는 토론의 경쟁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그 과정 속에서 지금의 윤석열 전 총장보다 훨씬 높은 여론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혜성처럼 튀어 나올 것이고 그 후보가 바로 이재명 후보를 상대할 것이며, 마침내 정권교체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 후보는 또 “고름은 절대 살이 안 된다는 말을 당지도부에게 전해주고 싶다”며 “모처럼 되찾은 활력을 윤 전 총장 때문에 물거품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찬바람이 불고 매미 울음소리 그치면 윤의 지지율은 목욕탕의 수증기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라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사그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