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8명이 첫 토론회에서 격돌했다. ‘고발 사주’ 의혹 등 현안과 정책을 놓고 후보들 간 치열한 검증이 이뤄졌다. 특히 1‧2위 주자인 윤석열, 홍준표를 향한 견제구가 거셌다.
윤석열 vs 홍준표… 1‧2위 주자 간 불꽃 튀는 신경전
윤 후보와 홍 후보는 16일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첫 토론회에서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맞붙었다. 홍 후보는 “고발사주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할 때 성명불상자와 관련해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했다. 특정 캠프가 어디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가 ‘그런 적 없다’며 부인하자 홍 후보는 “대변인이 밝혔다”고 몰아붙였다.
윤 후보가 박근혜 씨 국정농단 수사팀장을 맡아 탄핵을 지휘했던 점도 지적했다. 홍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박 씨를 수사를 하며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했다.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섰다”며 “국민의힘 입당할 때 대국민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다.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 제가 검사로서의 한 일에 대해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윤 후보 관련 장모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언급하며 “대선 앞두고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는 처음 봤다”고 꼬집었다. 이에 맞서 윤 후보는 “저는 총장 때부터 인사검증을 받아 이 자리까지 왔다. 지금까지 나온 게 없다”고 응수했다.
하태경 후보는 두 후보에게 화살을 겨눴다. 그는 ‘옐로우 카드’를 꺼내며 두 후보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양 캠프의 감정싸움이 당내 분란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홍 후보를 향해선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을 하면 안 되는 데도 박 원장의 정치개입 발언이 노골적”이라며 “그런데 홍 후보는 박 원장에게 한마디도 안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똑같다. 개인의 이익 때문에 당 가장 중차대한 문제를 침묵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에게는 “고발사주 의혹이 나왔을 때 증거도 없이 제기한다고 버럭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고발장 접수할 때 아무런 증거도 없이 성명불상자를 넣었다. 내로남불이냐”고 직격했다.
윤석열 “맞을수록 더 단단해져”… 홍준표 “나는 무야홍”
두 후보는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윤 후보는 ‘나는 ○○○다’의 공란에 자신이 원하는 단어나 문장을 넣어 30초 동안 자기소개를 하는 코너에서 “나는 국민의 강철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나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강철”이라며 “정권은 나 하나만 꺾으면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고 모든 기관을 동원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는 청년 표심을 겨냥했다. 그는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다”라고 썼다. 그는 “요즘 MZ세대들이 무야홍을 외치면서 우리 당으로 많이 들어왔다. 장년세대를 엮어 압승하고 정권교체를 꼭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도 공세를 펼쳤다. 대선 후보들은 ‘상대당 후보가 이재명이면 땡큐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8명 후보 중 윤석열‧유승민 후보는 ‘X표’, 다른 후보들은 본 경선에서 이 지사와 맞붙을 경우 자신 있다는 취지로 ‘O표’를 들었다.
특히 홍 후보는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지사의 ‘인성 논란’을 겨누며 “제가 나가면 (이 지사와) 인성이 좀 다르다. 가족공동체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며 “국가 채무 1000조 시대인데 포퓰리스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결하면 국민들이 볼 것이다. 싸움 붙으면 제가 이긴다”고 말했다.
‘악플’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밝히는 코너도 있었다. 후보들은 대체로 국민들의 쓴소리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한테 술 한 잔 사야지. 아니 지금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인가?’라는 댓글에 대해서 웃으며 답변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렇게 생각하는데 저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후보도 ‘그렇게 말아먹고 또 나왔나. 홍준표는 은근 여당 후보인 듯’, ‘부인한테 집사람이 뭔가. 역시나 꼰대 느낌’이라는 댓글에 대해 “다 받아들이겠다. 대통령이 돼서도 국민의 쓴소리를 다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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