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님께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반박하면서 "구태 보수언론과 부패 보수야당의 음해적 정치공세에 편승하지 마시고 법에도 전례도 없는 획기적 방식으로 개발이익 5503억원 환수한 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격려하고 권장해달라"고 했다.
이어 "보수언론과 부패 야당의 허위 주장에 부화뇌동해 동지를 공격하는 참모들을 자제시켜 달라"며 "투자 수익률에 대한 명백한 곡해와 보수언론 편승주장에 대해 공식사과가 어려우시면 유감표명이라도 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이낙연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님, 문제를 저 이낙연에게 돌리지 마시고 국민과 당원께 설명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국민과 당원이 의구심을 갖고 계신다. 그 의구심이 신뢰로 바뀔 때까지 겸손하고 정확하게 설명하시면 될 일"이라며 "아무리 경선 국면이지만 사실관계를 밝히면 될 일을 저를 끌어들여 내부 싸움으로 왜곡하고 오히려 공격하는 것은 원팀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간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간 '명낙대전'이 캠프 간 대리전 양상이었지만 오는 25일과 26일로 예정된 호남권 경선 투표를 앞두고 두 후보 모두 직접 상대 후보를 겨냥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공세를 높이는 모습이다. 호남은 전국의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 71만9847명 가운데 20만여명이 밀집된 최대 승부처다.
대장동 의혹 설전이 한창인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쓴 '수박' 표현까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겨냥한 글을 작성한 21일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반박하면서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적었다. 공영개발을 지키기 위해 당 안팎의 압박에 싸워야 했다는 맥락이었다.
이를 두고 이낙연 측은 발끈했다. '수박'이 호남을 비하하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용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 이병훈 의원은 "호남인의 자존심이자 5·18 희생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22일 서울 동작소방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수박' 발언 논란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일상 용어를 그렇게까지 해석하며 공격할 필요가 있나"라며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의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도 "이낙연 캠프가 수박을 호남과 연결하는 건 유감. 셀프 디스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호남의 동정을 이끌기 위한 무리가 아닐까"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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