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표 떨어지고 목에 칼 들어와도 할 말은 하겠다”

최재형 “표 떨어지고 목에 칼 들어와도 할 말은 하겠다”

“가덕도, 4대강 보다 많은 예산…혈세 수십조 사업 누가 책임질 건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이어 가덕도 신공항 문제점 지적
“보궐선거 앞두고 표몰이 위해 추진… 오거돈 전 시장 일가만 이익”

기사승인 2021-09-23 16:42:42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이스북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제가 감사원장으로 문재인정부가 주도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밝혀낸 일은 아마 국민 여러분들께서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저는 오늘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같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사실 예전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8월 언론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저는 지난 14일 부산 방문시 신공항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미 특별법에 의해 시작된 상황이기 때문이었습니다”라며 “그러나,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고, 앞으로도 중요한 국책사업 결정에 선례가 될 사안이라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업이니만큼 그 입법 절차에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을 명확히 털고 가야합니다”라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최 전 원장은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비판이 두려워서, 표가 떨어질까 봐 선뜻 꺼내지 못한 그 2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2020년 11월, 국회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가 부적정으로 나오면 바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자고 말합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검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지역을 정해버리는 것은 법적 절차에 맞지 않다고 답하자, 김교흥 의원은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이미 여론이 가덕도 쪽으로 간다.’ 기존 김해신공항 예산은 4~6조원 정도로 추산됐습니다. 그러나 가덕도신공항은 국토부 추정예산이 12조원에서 최대 29조원에 이릅니다. 논란이 많았던 4대강 사업 예산보다 더 많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를 수십조원이나 더 사용하게 될 가덕도로의 변경은 아무런 절차적 정당성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은 “객관적 입지선정절차를 건너뛰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부터 만들어 버렸습니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보고서는 계획의 전면 백지화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 아닙니다. 가덕도로 변경하라는 결론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러나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김해신공항 안을 철회하고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선정, 가덕도신공항 특별법까지 만들어 버렸습니다. 한 가지 계획안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검증조차 받지 않은 다른 안으로 결정해버려서는 안 됩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몰이를 위해 급히 추진한 것 이라고 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그저 선거를 앞두고 이슈를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문제에서 가덕도신공항으로 옮기고, 지역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매표성 입법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가덕도신공항으로 직접적으로 이익을 본 사람은 아마도 오거돈 전 시장 일가뿐일 겁니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이 많다고 했습니다. 여당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의힘도 이런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낙담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부조리, 거짓말, 예산 낭비가 있는데도 표를 의식해 눈을 꾹 감고 넘어간다면 우리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신공항의 건설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국가적 필요에 의해 중앙정부에서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도 중앙정부에서 지출합니다. 수십조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덕도신공항은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결과 발표 후 한달도 채 못되어 법안이 발의되고, 단 3개월만에 통과되었습니다. 국민적 공감대, 경제적 타당성은 물론 주변 시민들의 의견조차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상태로 추진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그 제안 이유에 ‘공항시설법 절차를 따를 경우 소요 기간이 길어지므로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이 법을 만든다’ 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절차적 정당성 없이 날치기로 법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급조된 계획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갑니다”라며 “김해신공항의 총 사업비는 5조 8천억원에서 6조 7천억원으로 추산되기도 합니다. 반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의 사업비는 12조 8천억원에서 최대 28조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해신공항에 비하면 최소 2배에서 최대 7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정치권의 그 어떤 목표도 국민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는 명분이 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낸 세금은 천원 한 장, 백원 한 푼일지라도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세금 수십조원을 쓰는 일을 검증조차 없이 여론에 따라 날치기로 진행한다면 대체 무슨 낯으로 국민들께 세금을 내시라고 요구한다는 말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런 식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해 낭비되는 세금이 비단 이번 일 뿐이겠습니까? 월성1호기 등 탈원전 과정에서 낭비된 천문학적인 비용, 조단위의 돈이 흘러 들어갔지만 어디에 쓰였는지 알 길이 없는 시민단체 지원금들, 이 모두가 우리 국민들의 돈입니다. 저는 국민의 돈을 소중하게 여기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며 “ 이념에, 또 이해관계에 엮여 국민의 재산을 낭비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행위에 명백하게 반대하겠습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 토마스 제퍼슨은 “자유의 대가는 끊임없는 경계” 라고 말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비판적인 감시자 역할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정치는 스스로 바뀌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은 스스로 바뀌지 않습니다. 정치를 바꾸는 힘은 오직 국민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거짓과 선동을 용납하지 마시고 항상 정치를 비판하고 꾸짖어 주십시오. 정치가 정도에서 벗어나는 순간, 결코 용서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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