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매각 전략 발표가 10월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기까지 합치면 총 3번의 전략 발표 연기인 셈인데,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들과 협상을 비롯해 노사간 ‘희망퇴직’ 방안 등 논의할 사항이 산적한 상태라 사실상 구체적인 출구전략 발표는 더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 매각방식을 결정할 이사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4월 경 소매금융 철수를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매각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유명순 행장은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임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의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출구전략 방향을 7월 이사회에서 확정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7월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뒤 8월로 발표 시점을 미뤘지만, 8월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9월에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도 또 결론을 내지 못한 것.
현재 씨티은행이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방법으로 통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청산) 모두를 고려한다고 밝힌바 있지만 현재 씨티은행은 통매각 부분에 가장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를 시작으로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들이 씨티은행의 매각방식을 주시하고있는데다가 씨티은행노조와의 갈등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현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통매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오프라인 소매금융의 매력이 떨어지다 보니 기존 금융사들도 영업지점을 줄이고, 심지어 ATM기기까지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몸집을 줄이거나, 가장 매력있는 부분이라고 평가받는 카드 부분을 떼어 파는 ‘부분 매각’ 방안으로 나서면 협상이 쉬워질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씨티은행은 ‘몸집 줄이기’를 위한 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바로 ‘희망퇴직’ 카드를 통해서다. 씨티은행 사측은 9월 초 위로금 지급 등 희망퇴직 안을 노조측에 전달하고, 금융당국과도 해당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의 희망퇴직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8년만이다.
사측은 지난 2014년 마지막 희망퇴직 당시의 조건인 최대 60개월치 급여지급 수준을 뛰어넘는 65개월치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올 6월말 기준 총 3468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소매금융 부문은 약 25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다만 노조는 매각방식이 결정되고 난 뒤 희망퇴직 조건 등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고용이 걸려있는 문제인 만큼 출구전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퇴직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고용 불안정의 우려가 있다”며 “다만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은 감내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사측과는 꾸준히 대화 채널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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