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미국 특수부대와 해병대가 대만 군을 현지에서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9일 신화통신,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 연설에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결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대만과의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은 대만 독립 세력”이라며 “유산을 잊은 채 조국을 배신하고 나라를 분열시키려는 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인민의 비난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최근 대만과의 군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의미가 더 깊다. 시 주석의 발언 직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대만의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현지에서 1년 이상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 특수부대와 해병대 20여명 가량이 대만에서 비밀리에 대만군의 훈련에 직접 관여해왔다. 이는 미국이 대만 방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만 무력 점령 우려가 놓아지는 상황에서 비록 소수지만 군을 직접 파견했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이러한 소식이 알려진 시점도 주목된다.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초반인 1∼4일 군용기 총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군이 대만에 파견되어 있다는 보도는 중국의 대규모 도발이 진행된 직후 나와 중국 견제용 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지원을 독립 세력을 부추기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대만 군 훈련시키거나 항해의 자유를 외치며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항모전단을 보내는 등의 행동이 모두 이러한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대만 문제를 놓고 이같이 미국과 중국의 의견 대립이 심화되면서 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편 대만은 시 주석의 통일 발언에 “중화민국(대만)은 주권 독립국가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일부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만 나우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9일 “대만 주류의 민의는 매우 분명하다”며 “바로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민주·자유 생활방식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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