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을 사실상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갑)에 따르면, 콘진원이 올해 국내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에 지출한 금액은 14억원이다. 드라마 3편과 다큐 및 예능에 많게는 3억원, 적게는 6200만원 가량의 제작비 일부만을 지원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올해 국내 콘텐츠에 투자한 5500억원과 비교했을 때 0.3%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문제는 콘진원이 콘텐츠 제작 지원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넷플릭스가 제작 지원을 통해 콘텐츠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지원하는 대신 지식재산권(IP) 독점 권한을 갖는다. 국내 제작사는 작품 흥행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오징어게임도 지난해 IP가 넷플릭스에 귀속됐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달고나 세트, 운동복 등 굿즈에 대한 수입도 전부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다. 재주는 제작사가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에 국내 OTT 서비스 판로개척을 통해 ‘넷플릭스 줄서기식’ 수익창출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과 콘진원이 직접지원 중심에서 탈피해 중장기 산업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임오경 의원은 “영세제작사가 대형제작사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OTT 서비스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문체부와 콘진원의 역할”이라며 “K-콘텐츠가 허울만 좋은 게 아니라 실속을 채우며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의원은 지난 8월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 토론회를 주최하고 국내 대표 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IP 보유·확보 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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