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2021년 치솟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꺽고자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난민’들이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지 못하자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 등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금융권도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대출총량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남은 대출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기존 금융권의 대안으로 불리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온투업)들도 업권 특성상 대출 수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올해 대출 여력은 약 1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이 포함된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이미 대출총량 목표치를 이미 초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농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들의 경우 법인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9월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율이 6%(14조5300억원)로 기록되면서 금융당국이 정한 4.1% 목표치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의 대출 여력은 7000억원 가량 남았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21.1%다. 9월말까지 증가율은 18.7%(5조9000억원)다. 보험업계의 9월말 기준 증가율은 3.7%(4조6000억원)로 대출 한도가 4400억원 정도 남았다. 보험업계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4.1%(5조400억원)다.
2금융권에서도 시중은행에서 받지 못한 대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늘었다는 증언이 잇달았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상호금융권 특성상 법인마다 대출 취급 가능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이 모두 다르지만 대출 문의는 많이 오고 있다”며 “다만 올해 상반기 대출 규제가 강화된 만큼 시중은행과 상호금융권의 대출규제는 큰 차이가 없어 한도 내에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카드업권에서 대출목표치가 초과되자 금융당국이 나선 것을 봤을 것”이라며 “저축은행들도 혹여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연말이면 실적을 늘리려고 예·적금 특판을 내면서 대출도 함께 늘리는데 올해는 모든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면서까지 대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예상컨대 올해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특판 수신상품들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빌리지 못한 대출 실수요자들이 2금융권까지 이어진 가운데, 최근 영업을 재개한 온투업권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결제원의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등록된 21개 온투업체의 한 달 누적 대출금액은 1조4163억원에서 1조5690억원으로 약 1500억원(10%) 증가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했던 기간 P2P대출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셈. 전체 온투업 잔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는 부동산 담보대출(67%)로 ▲부동산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채권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온투업권에선 업권 특성상 대출 수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연결되야만 대출이 제공되는 업권 특성상 기존 금융권처럼 한도까지 대출을 취급할 수 없다는 것.
온투업권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온투업체들이 정식 등록되기 시작하면서 대출 영업이 재개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며 “다만 현재의 대출 상승량은 정상 영업으로 인한 증가율인지 대출난민으로 인한 현상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출문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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